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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리그 ★스타] 방황 끝낸 이다원, 아픔 딛고 다시 일어나다

[U리그 ★스타] 방황 끝낸 이다원, 아픔 딛고 다시 일어나다

  • 기자명 서창환 객원기자
  • 입력 2017.09.04 01:47
  • 수정 2017.09.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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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대전서 선발 출전한 이다원은 부상 투혼을 선보였다.

[STN스포츠 안암=서창환 객원기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시련은 사람을 한 단계 성숙시킨다. 성장통을 이겨낸 이다원(고려대)이 더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이다원이 나선 고려대가 1일 오후 3시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2017 U리그 3권역 12라운드 KC대전서 5-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고려대는 승점 3점을 획득, 2위 광운대와 승점 1점 차로 권역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이다원은 전반 초반 상대 공격수와 경합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 입술 주위를 맞아 피가 흘렀지만 이다원은 부상 투혼을 펼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상처를 만지면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유소년 시절부터 이다원은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았다. 언남고 재학 당시엔 주장이 돼서 치른 제50회 춘계고교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었고, 졸업 후 대학 강호 고려대에 입학했다. 194cm의 축복받은 신체조건을 갖춘 그에게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는 듯했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이다원의 대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선천적으로 안 좋은 허리가 계속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해엔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쳐 출전이 들쭉날쭉했다. 결국 이다원은 지난 2월 춘계연맹전을 마치고 축구화를 벗었다. 

이다원은 “1, 2학년 때 대회를 다 뛰긴 했다. 그런데 아픈 걸 참고 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더라. 회복에 전념했지만 계속 반복되니까 허무했다. 그렇게 축구에 대한 마음도 점점 멀어졌다”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운동을 그만둔 이다원은 다른 일을 하면서 축구를 잊으려 했다. 한동안은 축구가 생각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축구를 향한 열망이 커졌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졌다. 

“졸업도 해야 했고, 무엇보다 13년 동안 축구만 했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집에 혼자 있으면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났다. 축구를 하는 내 모습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복귀를 결심했지만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막막했다. 축구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뒤부턴 서동원 고려대 감독과 동료들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이다원은 서동원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땅한 인사 없이 축구부를 나왔다. 팀 분위기를 흐린 상태에서 다시 복귀하려고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어렵사리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평소처럼 나를 대하셨다. 본인이 데려온 선수는 끝까지 책임진다고 하셨다.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 오랜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이다원.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다원은 지난 8월 리그 11라운드 광운대전부터 선발 출격했다. 춘계연맹전 단국대와 8강전 이후 약 5개월만의 복귀전이었다. 비록 이날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이다원은 특유의 제공권으로 헤더골을 뽑아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어 KC대전에선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으며 대승에 일조했다. 

KC대전 승리 후 서동원 감독은 이다원을 두고 “개인적인 부침이 컸다. 그래도 다원이가 제자리로 돌아와 굉장히 흐뭇하다”며 제자의 복귀를 진심으로 반겼다. 사실 이다원 만큼이나 서동원 감독도 고민이 많았다. 그만뒀던 선수를 다시 받기엔 주변의 시선이 의식될 수밖에 없었다. 자칫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그래도 서동원 감독은 끝까지 제자의 복귀를 바랐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그는 “억지로 복귀시킬 나이가 아니지 않은가(웃음). 다원이가 성인인 만큼 스스로 결정하도록 끝까지 기다렸다”며 이다원에게 믿음을 드러냈다.

올해 3학년인 이다원도 어엿한 팀의 고참이 됐다. 지금까지 선배들을 믿고 따라왔다면, 이제부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고려대는 주축 수비수 임승겸의 프로 진출과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팀 전력이 안정적이지 않다. 이다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어렵게 복귀한 만큼 절박하다. 모범을 보여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팀 전력이 안정적이지 않지만, 고참인 만큼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9월에 있는 정기전 준비에 사활을 걸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젊은 수비수는 아픈 기억을 모두 잊고 재기를 위해 축구화 끈을 고쳐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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