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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일반] 피스컵 한 경기가 성남에게 준 3가지 효과

[축구일반] 피스컵 한 경기가 성남에게 준 3가지 효과

  • 기자명 이준환
  • 입력 2012.07.20 09:33
  • 수정 2014.11.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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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 경기의 승리였을 뿐이다. 그래서 한 경기를 보고 평가를 하기는 어렵고, 자칫 과장과 비약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렇지만 예외는 있고, 어제의 성남 일화가 그랬다.

성남 일화(이하 성남)는 19일 저녁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개막전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전반 28분 에벨톤 산토스(25)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함부르크(독일)와 호르닝언(네덜란드)의 승자와 결승전을 펼치게 되었다.

이 날 경기는 선덜랜드에 합류해서 국내 팬들에게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지동원이 런던올림픽 차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K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성남이 유럽 빅리그에 속해 있는 클럽과의 경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경기였다. 그에 반해 성남은 최근 K리그에서 부진에 빠져 당초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성남은 현재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에서 리그 10위에 올라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국가대표 한상운(26, 감바오사카)과 윤빛가람(22)을 각각 부산과 경남에서 영입했고, 제 2의 라데라 불린 블라드미르 요반치치(25, 텐진테다)를 야심차게 영입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이하 ACL)와 K리그 우승을 목표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덜미를 잡혀 ACL 16강에서 탈락했고, 21라운드를 치른 K리그에서도 하위권인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위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팬들의 비난을 넘어 서포터 간담회를 요청받는 최악의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그래서 성남 신태용 감독은 이번 피스컵을 분위기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고, 미디어를 통해서도 자신의 의중을 피력하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의 간절한 바람이 선수들에게 통했는지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성남 선수들의 경기력은 부진했던 K리그 경기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성남의 공격은 날카롭고 위협적이고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성남은 이 한 경기를 통해 3가지의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 에벨톤과 레이나의 환상조합 발견    

이 날 경기는 에벨톤과 새롭게 성남 유니폼을 입은 레이나의 존재가 강호 선덜랜드에 승리를 거둔 가장 큰 요인이었다. 당초 성남은 공격자원의 한상운과 요반치치, 윤빛가람 등을 영입했지만 팀에 적응에 실패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의 공격을 이끌어주어야 할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공격력에 문제를 들어냈고, 팀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런 공격진의 답답함을 에벨톤과 하비에르 레이나(23)가 훌훌 털어버리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첫 공식경기였지만 개인기와 스피드를 두루 겸비한 두 선수의 파트너십에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추후 K리그에서도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경기 후 레이나와의 호흡에 대해서 질문을 받은 에벨톤은 "레이나와는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고, 패스와 움직이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서 호흡도 잘 맞는다."고 웃으면서 레이나와의 호흡에 기쁨을 표시했다. 두 선수 모두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경기를 펼치는 유형이다. 이 날 경기에서는 에벨톤이 측면에서 볼을 잡아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면 레이나가 중간에서 상대수비수를 속이는 힐킥이나 절묘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줬다. 에벨톤의 득점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반대로 레이나가 측면에서 공격을 시작하면 에벨톤이 레이나의 역할을 이행하면서 환상적인 패스워크를 선보이며 슈팅이나 위협적인 장면으로 연결시켰다. 그 동안 터지지 않던 공격본능으로 많은 고심이 있었던 신태용 감독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후반기 K리그의 반전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무너진 자신감 회복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남은 K리그에서 부진을 넘어 침체에 빠져있었고 감독과 선수들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ACL탈락에 이어 K리그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면서 최악의 상황이 지속됐고 자신들의 열렬한 지지와 버팀목이 되어줘야 할 팬들도 그들의 경기력에 물음표를 달았다. 팬들과 간담회까지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이런 과정 속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팀 분위기 또한 암울했다.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이라는 역사에 반하는 그들의 경기력과 상황에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된 한상운과 요반치치를 이적시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강수를 두었다. 윤빛가람을 2군행에 명령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팀의 이런 상황을 타개시켜줄 반전의 무대가 피스컵이 되기를 바랐다. 2010년에도 지금과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K리그의 부진 속에 참가한 피스컵에서의 경험이 이후 승승장구했고 ACL에서 우승을 거두는 성과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이 피스컵을 기다렸던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프리시즌이기는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를 상대로 경기력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승리를 거둬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에벨톤도 "오늘 승리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후에도) 서로 믿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며 선덜랜드의 승리가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되었음을 밝혔다.

사실 성남의 공격진이 부진했던 것은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능력을 떠나 터지지 않은 득점이 장기화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고, 이런 심리적인 상황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단지 한 경기의 승리뿐이지만 유럽 빅리그의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친 성남 선수들의 자신감이 K리그에서도 좋은 기운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 징크스 탈출과 역대 최고 기록 달성

국가대표팀이 세계대회에서 좋은 결과물을 얻고 있는 것에 비해서 클럽에서의 활약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피스컵에 매번 출전하는 성남이지만 조별예선을 통과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세계적인 명문팀을 상대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유럽 팀들에 반해 성남은 시즌 중에 몸이 최고조로 올라온 상태이기에 국내 팬들은 항상 기대를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까지 한국축구가 세계축구의 높은 벽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성남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2003년 초대 피스컵코리아에서 성남은 베식타스JK(터키)와 카이저치프스(남아공)와의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 1-0으로 패배해 조별예선에 탈락했다. K리그 명문구단의 자부심을 가지고 야심차게 도전한 2005년 2회 대회에서는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 올림피크 리옹, 온세 칼다스(콜롬비아)를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07년 3회 대회에서도 '복병' 치바스 과달라하라(멕시코)에 1-0로 패배해 또다시 좌절됐다. 피스컵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열린 2009년에는 세비야에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는 선전을 펼쳤지만 강호 유벤투스(이탈리아)에 3-0으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 동안 4차례 피스컵에 참가했던 성남에게 이번에는 기회였다. K리그에서 부진하고 있었지만 역대대회에 비해 현격하게 줄어든 클럽 참가수와 한 차례만 이기면 결승에 진출하는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A조에서 상대할 선덜랜드가 지난 시즌에 주축으로 활약했던 공격진의 누수(니클라스 벤트너와 스테판 세세뇽, 세바스티안 라르손의 결장)가 많고 시즌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성남에게 유리한 조건이 많았던 이 경기는 성남의 기대처럼 1-0 승리로 끝났고 사상 처음으로 조별예선을 넘어서 결승전에 진출했다.

여러 면에서 선덜랜드가 불리한 점이 있었지만 그에 반해 성남의 경기력이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었다. 경기 이후 마틴 오닐(선덜랜드)감독이 신태용감독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준 장면이 이를 방증한다. 성남은 이 날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다. 피스컵을 차치하고 반전의 기회를 잡은 성남의 후반기 K리그가 기대된다.

[사진. 뉴시스]

이준환 인터넷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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