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인천)=이보미 기자]
“한국 남자배구에 대한 편견은 버려주세요.”
한국 U19 남자배구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한국은 바레인 리파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유스남자U19선수권에서 4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은 예선 C조에서 상위 4개 팀까지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러시아,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3위로 16강에 안착했다. 16강 상대는 유럽의 이탈리아였다. 하지만 한국은 주눅들지 않았다. 서브와 블로킹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범실을 줄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16년 만에 8강 진출을 이룬 순간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강에서 만난 이집트마저 3-1로 제압했다. 1993년 이후 24년 만에 4강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대회 한국의 최고 성적은 1991년과 1993년 3위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준결승에서 이란을 상대로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0-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4위전에서 일본을 넘지 못하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을 제압한 이란이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러시아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라이트 임동혁(200cm, 제천산업고)은 대회 득점 1위를 차지했다. 블로킹 10개와 서브 2개와 함께 총 165점을 터뜨렸다.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임동혁은 “24년 만에 4강에 올랐다는 기록을 세워 뜻깊은 대회였다. 한일전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진 것 같다. 아쉬움이 남은 만큼 다시 대표팀에 온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익제가 올해 3월 아시아 대회 때처럼 플레이를 했으면 이번에 득점 1위 못했을 것이다. 레프트나 센터까지 볼 분배를 잘 해줬기 때문에 내게 찬스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기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역시 세계의 벽은 높았다. 임동혁은 “아시아권에서는 내 높이가 통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 벽은 높았다. 더 뛰어야 했고, 더 틀어쳐야 했다. 체력 소모가 컸다. 대신 확실히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한국 여자배구와는 달리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4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에 임동혁은 “이번에 4강이라는 성적을 냈다. 남자배구는 무조건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인 대표팀 형들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유소년, 청소년 선수들까지 잘 한다면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사진=STN스포츠 DB
bomi8335@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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