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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딛은 강원 안상민의 특별했던 K리그 데뷔전

역경 딛은 강원 안상민의 특별했던 K리그 데뷔전

  • 기자명 이보미 기자
  • 입력 2017.08.18 10:10
  • 수정 2017.08.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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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보미 기자]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들을 어렵게 잡은 안상민(22)이 그토록 바라던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안상민은 지난 13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오른 선수는 26명이다. 이 가운데 1995년생인 안상민은 가장 어리다. 하지만 데뷔전임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안상민의 데뷔전은 기록적으로도 돋보였다. 5번 드리블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날 시도한 9번의 패스가 모두 공격 작업의 흐름을 잇는 패스였다. 보통 데뷔전을 갖는 신인들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무의미한 백패스나 횡패스를 많이 하는 편인데 ‘강심장’인 안상민은 템포를 끊지 않는 ‘공격형 패스’를 선보였다. 

안상민은 “선발 얘기를 처음 듣고 잠이 오지 않았다. 몸 풀 때까지도 긴장이 많이 되더라.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뛰니까 정말 재미있었다”며 “악착같이 뛰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데뷔전이다보니까 의욕이 앞서 경고를 받기도 했다. 형들이 ‘막 뛰려고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라’고 조언을 했는데 생각하면서 뛰었다. 경기 끝나고 형들이 잘했다고 칭찬해 줘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상민은 신인의 패기와 투지를 실천했고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반 36분 디에고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그에게 나르샤는 큰 목소리로 “안상민”을 외쳤다. 그의 이름으로 경기장은 가득 채워졌다. 교체돼 나가는 신인선수의 플레이가 팬들의 마음에 인상 깊게 자리했기에 생긴 일이었다. 안상민은 서포터즈석 앞에서 90도로 고개 숙여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교체되고 경기장에 내 이름이 울려퍼지는데 정말 소름 돋았다. 응원을 많이 해 주셨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안상민은 잊을 수 없는 데뷔전을 마쳤다.

누구에게나 데뷔전은 뜻깊겠지만 안상민은 많은 역경을 딛고 K리그 무대에 섰기에 기쁨이 배가 됐다. 안상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K리그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한 구단에 입단하기로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엇갈렸고 안상민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훈련생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야 했다. 안상민은 중간에 그 구단에서 나왔다. 그리고 경기를 뛸 수 있는 내셔널리그로 향했다. 용인시청에 입단한 안상민은 2015년 서서히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불운이 안상민을 덮쳤다. 안상민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팀을 떠나야만 했다. 

그렇게 팀이 없이 2017년을 맞이한 안상민은 극적으로 강원FC에 합류했다. 강원FC는 지난 1월 울산 전지훈련에서 서울디지털대학교와 첫 연습경기를 치렀다. 당시 서울디지털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안상민은 이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강원FC 관계자는 전반 10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강원FC는 안상민을 고성 전지훈련장으로 불러들였고 안상민의 입단테스트가 약 일주일 동안 시작됐다. 절실한 마음으로 입단테스트에 임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안상민은 “솔직히 강원FC에 있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때에는 테스트 보기가 늦은 시기였다. 강원FC가 아니었다면 올해는 대학교나 K3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당시 안상민을 눈여겨본 강원FC 관계자는 “전반 10분을 봤는데 창의적인 움직임이 보였다. 강원FC 선수들과 했을 때에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했다. 피지컬과 경험을 보완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재능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다”며 “데뷔전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R리그를 보러 가서 매번 기술적인 조언을 했다. 그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연습생 신화’로 기억되기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강원FC에서도 경기 출전을 위한 경쟁이 필수였다. 함께 입단한 신인들이 차례로 데뷔전을 치렀다. 안상민은 “함께 운동한 선수들이 데뷔하는 것을 보면서 압박감도 있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안상민은 R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연습생, 신인, R리그, 교체 명단, 선발 출전이라는 단계를 차례로 밟았고 한국 최고의 무대에 우뚝 섰다. 안상민은 “박용호 코치님이 뒤에서 많이 지도해주시고 신경 많이 써 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안상민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다. 기라성 같은 강원FC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다. 팀에서 측정한 스피드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했다. 특히 순간 스피드가 발군이다. 안상민은 “스피드에는 자신 있다. 수비력은 더 보완해야 한다”면서 “형들이 정말 많이 조언을 해 주신다. 옆에서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상민은 데뷔전까지의 오랜 시간을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며 견뎠다. 제주전에 출전하는 사실을 알고서도 부모님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자신보다 더 마음을 졸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말을 안 했는데 다 보셨다고 하시더라. 정말 나보다 더 좋아하셨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나의 데뷔전 사진으로 바뀌었다”며 “내가 능력 있는 선수로 성장해서 부모님에게 꼭 효도하고 싶다. 가족들의 믿음과 사랑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도 오지 못했다. 이제 시작이다. 더 높이 비상해 부모님에게 보답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안상민은 데뷔전에서 36분을 소화했다. 아직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힘들게 이 자리에 온 만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안상민은 “뛰면서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팀을 먼저 생각했다. 이어 “올해 5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3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개인 목표를 밝혔다. 

사진=강원FC

bomi8335@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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