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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거' 강민구, 포르투갈을 넘어 국가대표를 꿈꾸다

'포르투갈 리거' 강민구, 포르투갈을 넘어 국가대표를 꿈꾸다

  • 기자명 서창환 객원기자
  • 입력 2017.06.27 10:40
  • 수정 2017.06.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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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포르투갈 우니앙 데 마데이라에 입단한 강민구

[STN스포츠=서창환 객원기자]

대학 선수가 프로로 직행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치열한 경쟁에 지쳐 떨어지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국내 프로를 뚫기도 힘든 상황에서 하물며 유럽 진출은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이를 당당히 깨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포르투갈 2부리그 소속 우니앙 데 마데이라의 강민구(22)다. 2014년 선문대에 입학한 그는 3년간 실력을 갈고 닦아 지난 1월 마데이라 입단에 성공했다. 청운의 꿈을 품고 포르투갈행을 선택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민구가 입단한 마데이라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남서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섬이다. ‘불세출의 플레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강민구가 소속된 마데이라의 메인 스폰서도 호날두가 론칭한 ‘CR7’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꺼렸어요. 비행기로만 24시간이 넘으니까요(웃음). 그래도 호날두가 태어난 곳이란 점이 강하게 끌렸습니다. 축구 선수라면 호날두를 싫어하는 선수는 없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호날두의 플레이를 보면서 노력했어요.”

◇실망감을 딛고 반등에 성공하다

마데이라 입단 직후 강민구는 5개월간 B팀에서 적응기를 가졌다. 애초 마데이라는 즉시 전력감으로 여기고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구단은 강민구가 낯선 문화에 적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3개월 동안 ‘B팀 적응 후 1군 승격’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강민구도 이에 동의했다.

구단의 배려 속에 강민구는 지난 3월 B팀 데뷔전인 포르투 다 크루즈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4번째 경기인 칼헤타 FC전서는 해트트릭도 기록했다. 순조로운 적응기였다. 주위 지인들도 칭찬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그에게 남모를 마음고생이 시작됐다.

▲ 강민구가 플레이를 하고 있다

 

“원래 구단에서는 저를 1군 전력으로 생각하고 영입했어요. 적응이 필요해서 3개월 정도 B팀에 몸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4부리그에 소속된 B팀이 승격 기회를 얻자, B팀 감독님이 저를 계속 기용하고 싶다고 구단에 피력하면서 잔여기간 동안 2군에 머물게 됐죠.”

하루빨리 1군 데뷔를 꿈꿨던 강민구에게 있어서 2군 잔류 통보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즐거웠던 훈련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임했다. 그만큼 강민구에게 있어서 2군 잔류는 힘들었다. 그러자 이를 눈치 챈 B팀 비테르보 감독이 강민구를 불러 간곡히 호소했다.   

“비테르보 감독님이 입단 테스트 때부터 저를 눈여겨보셨어요. 아시아인이지만 유럽에서 통할 피지컬과 스피드가 마음에 든다 하셨어요. 면담에서 입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제가 꼭 필요하다는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을 다 잡은 강민구는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심기일전하고 치른 라이벌 히베라 브라다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해 직접 리그 우승과 승격 조건을 이뤄냈다. ※포르투갈은 4부리그에서 3부리그로 올라갈 때 지역 리그를 거쳐야 한다.

“우승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1군으로 올라갔다면, 선수들이 저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으니까요. 승격 조건을 이루고 당당하게 1군으로 올라가니까 마음이 한결 홀가분합니다.”

강민구가 포르투갈에서 축구를 시작한 지도 5개월이 넘었다. 반년 가까이 리그를 경험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을까. 그는 “개인 전술에 초점을 맞추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리그 스타일을 설명했다. 

“대학에서는 팀 전술에 주력했다면, 여기는 공격수나 윙어의 개인 기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입니다. 개인기를 구사한다고 딱히 뭐라 하지 않아요. 제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아서 좋습니다.”

지금이야 187cm로 남부럽지 않은 피지컬을 갖고 있는 강민구지만, 유소년 시절에는 작은 체구로 고민이 컸다. 포지션이 공격수인 만큼 쉼 없이 상대 수비와 부딪혀야 했던 그로서는 발재간을 키우고 동료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는데, 중학교 때까지는 작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순간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뒷공간 침투와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를 제 장점으로 삼았습니다. 선문대 시절에도 저보다 더 큰 (탁)우선이가 흔들어주면 제가 뒷공간을 침투하는 식이었죠. 여기서도 동료 공격수가 190cm가 넘어서 주로 섀도우 스트라이커를 보고 있어요.”

 

국가대표를 꿈꾸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맛본 꿀맛 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강민구는 7월부터 A팀에 합류해 전지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시즌은 B팀이 아닌 A팀에서 활약할 확률이 높다. 강민구 역시 “빨리 1군 데뷔전을 치르고 싶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강민구가 품은 목표는 또 있다. 바로 태극마크다. 중학생 시절 잠깐 청소년 대표에 소집된 이후 한 번도 붉은 유니폼을 입지 못해 그 열망이 더욱 크다. 

“태극마크를 달고 필드를 누비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땐, 내년 아시안게임을 염두에 두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죠.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거니까 기회가 온다면 목숨 바친다는 심정으로 뛸 겁니다.”

순박한 외모에다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던진 각오래서 “진지하지 않은 거 아니냐”고 농을 던지자 강민구는 “어렸을 때부터 개인 훈련에 매진할 정도로 독한 면도 있다”며 다시 한 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저녁 시간만 되면 개인 훈련을 했어요. 선배들도 ‘제발 좀 나가서 놀아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처음엔 실력이 늘지 않는 저 자신을 원망했어요. 대표팀에 꾸준히 가는 친구들을 보고 ‘나는 여기까진가 보다’라고 실망했죠. 그러나 이제는 그때 노력했던 시간을 슬슬 보답 받는 거 같아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 만큼 더욱 노력해서 좋은 선수가 될 겁니다.”

사진=우니앙 데 마데이라 홈페이지, 서창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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