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먼저 배우는 스포츠 교육 ‘인성 먼저’로 바꾼다
‘승부’ 먼저 배우는 스포츠 교육 ‘인성 먼저’로 바꾼다
  • 이상완 기자
  • 승인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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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한화-삼성 벤치 클리어링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국내 5대 프로스포츠(축구·야구·농구·배구·골프)에 일회성 부정방지 교육을 탈피한 ‘스포츠윤리교육’이 도입된다. 은퇴선수 대상으로 스포츠윤리교육을 전담할 교육 강사도 집중 양성한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회장 권오갑, 이하 협회)는 지난해 9월 프로 5개 종목 8개 단체(한국프로스포츠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야구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배구연맹,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프로스포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발표한 후 ▲특별상벌위원회 설립 ▲개별 신고센터 통합 ▲포상금제도 운영 등 프로스포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프로스포츠 분야의 공정성 제고와 부정행위 예방을 위해 프로스포츠 선수와 종사자 대상으로 시행중인 부정방지교육을 ‘스포츠윤리교육’으로 탈바꿈해 교육 커리큘럼을 새롭게 정비한다. 또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스포츠윤리교육을 전담할 강사 양성 과정도 오는 7월 개설한다.

◇어릴 때부터 인성보다 승부근성 배우는 선수들...‘도덕적 자율성’ 함양이 핵심

협회는 프로선수 및 지도자, 심판을 포함한 프로스포츠단체 종사자들의 인식 개선과 프로스포츠 공정문화 조성을 위해 양질의 교육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존의 부정방지교육을 스포츠윤리교육으로 재개편했다.

지난 2월부터 스포츠 윤리교육 분야 전문가들과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연구 개발 중인 스포츠윤리교육 프로그램은 기존의 일방적인 지식전달이 아닌 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위한 상호소통에 중점을 뒀다. 또한 스포츠윤리성 함양과 스포츠 부정행위 대처능력 증진에 필요한 규범 제시와 준수, 스포츠상황에서 발생하는 가치판단 문제에 대한 도덕적 판단 원리나 근거와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다시 말해 스포츠윤리교육은‘스포츠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수들이 스포츠 상황에서 옳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범과 기준의 지식을 늘려주는 도덕적 인식력과 민감성을 길러주고 윤리적 판단능력을 배양해, 윤리적 의지력을 증대시키는 것이 스포츠윤리교육의 핵심이다. 최종적으로 스포츠선수들로 하여금 ‘도덕적 자율성’을 함양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부정방지교육의 한계와 스포츠 선진국 사례

그간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이 프로단체, 협회와 진행했던 부정방지교육은 관련 기관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포함한 부정행위의 수법과 징계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매년 반복적이면서 수동적인 기존의 강의는 선수들이 실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가치에 기반을 두어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윤리의식 함양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학계를 중심으로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윤리학적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또한 도덕적 판단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운동선수들을 위한 윤리교육도 점차 강조됐다. 전미대학체육협회(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NCAA)는 선수들을 위한 윤리규정을 제정해 대학 선수들에게 스포츠윤리 교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는 스포츠 관련 이해관계자 대상으로 승부조작 방지활동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하고 있으며, 호주 스포츠 공정성 협의체도 스포츠선수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 스포츠윤리 의식을 함양시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계는 스포츠윤리교육 프로그램을 직접적으로 실행하거나, 스포츠윤리를 주제로 한 강좌를 운영하는 스포츠단체, 구단, 체육계열 대학(대학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종목별·대상별 스포츠윤리교육 커리큘럼 개발...유소년·아마추어 등 전 영역 확대

목표달성을 위한 제반 준비는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새 교육과정 개발에 앞서 기존 교육과정을 검토 보완한 스포츠윤리교육 개선안으로 프로스포츠 현장을 찾아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K리그 22개 구단(클래식·챌린지)과 KBO 22개 구단(1·2군) 및 심판 등 총 2,714명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대상자를 대상으로 종목별·대상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조사를 마쳤으며, 각 분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여 커리큘럼에 반영 중이다.

스포츠윤리교육은 프로스포츠 선수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교육대상을 유소년·아마추어 등 전 영역으로 단계적인 확대를 추진한다. ▲유소년(초, 중, 고, 대) ▲아마추어 일반선수 ▲학부모 ▲유소년지도자 등을 대상으로 종목별·연령별 해당 스포츠 관련 단체와 연계해, 해당 단체의 규약·규정에 윤리교육 이수 의무화를 명시해 부정행위에 대한 공동 책임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유소년·아마추어 선수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시범 교육이 시작된다. 지난해 프로스포츠 종사자 대상 172회 교육을 시작으로 2017년 프로 513회, 유소년·아마추어 80회, 2018년 프로 513회, 유소년·아마추어 1,000여회 이상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윤리교육을 전담할 은퇴선수 대상 강사 양성과정 7월 개설

협회는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춘 유능한 스포츠윤리교육 강사 양성을 위해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별도로 진행한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운영으로 전문강사 인력풀을 구축하여 스포츠윤리교육의 효과를 증대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관련 단체와 교육대상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일자리로서의 효용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강사 양성과정은 일반교육과정과 특별교육과정으로 나뉜다. 일반교육과정은 대한체육회 선수 경력 3년 이상 등록된 은퇴선수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며, ▲이론교육 66시간 ▲교육실습 44시간 총 110시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전문강사로 양성된다. 특별교육과정은 부정방지교육 관련 30시간 이상 강의경력자 또는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인정할만한 경력을 지닌 자로 교육실습을 제외한 58시간 이론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전문강사 교육과정은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으로 교육대상자를 선발하며, 3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지필고사와 공개강의 평가로 최대 30명이 최종 선발된다. 최종 선발된 전문강사들은 프로, 유소년, 아마추어 전 영역 선수, 지도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약 2,000회 이상의 교육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문강사 양성과정 모집요강은 6월 중 한국프로스포츠협회 홈페이지(www.prosports.or.kr)와 대한체육회 은퇴선수 지원센터(welfare.sports.or.kr), 한국스포츠개발원 체육인재 아카데미 홈페이지(nest.kspo.or.kr) 등을 통해 공고될 예정이며, 오는 7월 10일부터 3주간 교육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bolante0207@stnspors.co.kr

사진=뉴시스/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