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인턴기자] “내 감독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This was my hardest season as a manager)"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25일(한국 시간) 유로파리그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5월 27일 맨유는 조세 무리뉴 감독을 팀의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후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무리뉴 감독의 첫 시즌은 어땠을까.
▲실망스러웠던 리그 성적
사실 첫 출발은 대단히 좋았다. 리그 전초전 격인 커뮤니티 쉴드에서 우승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AFC 본머스를 3-1로 제압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3R 헐 시티전까지 8월 한 달 간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이에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4R 맨체스터 시티전 패배 이후 맨유의 리그 모습은 그야말로 실망스러웠다.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시원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다. 중하위권팀들에도 우위를 점하지 못 하는 것은 마친가지였다. 결국 6위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문제였던 것은 무승부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8경기 18승 15무 5패를 기록했다. 이 15무는 팀의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다 무승부 기록이다. 이 무승부는 원인은 골키퍼들의 선방 탓, 공격전술의 부족, 혹은 기타 다른 이유들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무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 이를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뭄의 단비였던 EFL컵 우승…돋보였던 토너먼트 운용 능력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토너먼트 운영에 있어서는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사실 무리뉴 감독의 토너먼트 운용 능력이 출중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4/05시즌 FC 포르투를 이끌고 UEFA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것을 비롯 숱한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에도 무리뉴 감독의 토너먼트 운영 능력이 빛을 발했다. EFL컵이 그 무대였다. 무리뉴 감독은 EFL컵 초반 라운드서 초반 하부리그팀들을 상대하면서 적절한 선수 로테이션으로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상위권 팀들을 만나서는 또 적절한 선수 변화로 승리를 챙겼다. EFL컵 16강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은 것이 그 예였다.
결승전에서 결국 성과를 냈다. 맨유는 사우샘프턴 FC란 난적을 만났다. 하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중심으로 3골을 뽑아냈고, 결국 3-2 승리로 우승했다. 우승을 하지 못 했다면 힘만 빠지는 격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맨유는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극한의 시즌 막판, 유로파리그 우승이 모든 설움을 씻어줬다
맨유의 체력 부담은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극한에 달했다. 경기가 너무 많았다. 프리미어리그, FA컵, EFL컵, 유로파리그를 치르는 맨유였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간 휴식기도 없는 프리미어리그라 체력적 한계에 봉착했다.
여기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특히 중앙 수비수 쪽에 줄부상이 이어졌다. 필 존스, 크리스 스몰링, 마르코스 로호, 에릭 바이 등 핵심 수비 자원들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데일리 블린트와 마테오 다르미안으로 중앙 수비진을 구성한 적도 있었다.
때문에 한해 농사를 모두 망치는 듯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6위를 기록하며, 리그 4위 진입을 통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FA컵에서도 8강서 첼시 FC에 탈락하며 고개를 숙였다. 남은 것은 유로파리그 단 하나 뿐이었다.
맨유는 유로파리그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었다. 우승하면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맨유는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고, 결국 25일 아약스를 꺾고 우승에 성공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마다 달리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최소한의 성과는 거뒀고, 이로 인해 다음 시즌을 위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것은 공통적인 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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