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전주=이상완 기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출전 24개국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23일 공식 인터뷰 기자회견장.
신태용 감독은 승리의 기쁨을 잠시 접어뒀다. 자력 진출이라는 큰 성과에 취하기보다는 냉정함과 냉철함을 차리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는 전체 팀”을 강조하며 특정 한 선수에 대해 평가를 정중히 거절했다. 여전히 승리에 대한 갈망, 배고프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신태용호는 사실 대회 시작 전 세계 축구 강호들과 한 조에 묶여 이른바 ‘죽음의 조’라 불리며 조별 통과가 최우선 과제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신태용호는 결코 나약하지 않았다. 여리여리 하지도 않았다. ‘난 놈’ 신태용의 말처럼 아이들도 ‘난 놈들’이었다. ‘신태용 축구는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뒤엎고 개인기를 무장한 기니,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단 1실점, 5골이라는 공수 완벽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완벽한 축구에는 한 팀으로 묶는 신태용의 냉정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회를 앞둔 몇 개월 전부터 신 감독은 “하나의 팀”을 원칙으로 세우고 방향을 설정했다. 이승우와 백승호에 쏠린 미디어에는 우회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돌렸다. 특정 선수에게만 몰릴 경우 팀워크에 분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 감독은 특별히 애를 썼다. 신 감독의 원칙과 철칙은 16강이 진출한 날에도 절대 변하지 않았다.
약 40m를 질주해 기어코 골로 만들어낸 이승우의 골 장면에 대해서는 “골을 보면서 짜릿했다. 드리블에 마무리까지 멋있었다. 제 2의 난 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예뻐 보였다”고 칭찬을 하면서도 다만 평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선수를 감독이 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전체의 팀이다. 한 선수가 뛰어나서 잘 한다 못 한다 평가를 하게 되면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은 사기가 저하된다. 죄송스럽지만 우리는 가야할 길이 많다. 양해 부탁한다”며 평가라는 말을 에둘러 거절했다.
신 감독 특유의 냉철함이 보였다. 그러한 냉철함과 원칙에 신태용과 아이들의 꿈도 커졌다. 신 감독은 “1차 목표는 조별리그 2승 1무였다. 80%는 다가섰고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완벽하다”며 “세계 최고의 팀을 맞이해서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지만 짜릿짜릿한 느낌도 받았다. 상대가 1분 1초를 아끼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세계와 비교해 결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자신감 상승과 더불어 대회 목표 수치를 조심스럽게 4강 이상의 우승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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