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전주=이상완 기자]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두 발이 ‘신의 손’ 마라도나의 나라를 울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아르헨티나를 전반 18분 이승우, 42분 백승호의 골에 2대1로 꺾고 남은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가장 먼저 16강에 안착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이승우의 원맨쇼였다.
이승우는 2경기 연속골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무엇보다 세계 축구계의 레전드라 불리는 마라도나의 모국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해 그 값어치는 상상이었다.
이승우는 백승호와 호흡을 맞춰 왼쪽 날개로 출전했다. 초반 이승우는 몸이 덜 풀린 듯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거센 공격을 막아 낸 전반 18분쯤 이승우는 마라도나를 연상케 하는 환상적인 골로 전주성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중앙선에서 조영욱이 상대 경합 중 공을 따냈다. 조영욱은 왼쪽에서 뛰어 들어오는 이승우에 살짝 내줬다.
공을 건네받은 이승우는 옆으로 쳐다보지도 않고 약 40미터를 냅다 달렸다. 수비수는 그림자나 마찬가지였다. 앞 옆으로 수비 2명이 따라 붙었지만 툭툭 치고 달리면서 가볍게 제치면서 페널티박스까지 파고들었다. 이승우의 천재 센스는 슈팅 타이밍에서 돋보였다. 상대 골키퍼가 각을 좁히면서 나오는 것을 본 이승우는 왼발로 툭 찍어 차는 칩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그 순간 전주성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환호성은 2~3분간 지속됐고, 한껏 분위기에 취한 이승우는 특유의 춤 세리모니로 자축했다. 이승우는 타고난 천재성과 스타성을 마음껏 쏟아냈다.
이승우의 미친골에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손을 땅바닥에 치면서 망연자실했다. 취재석에 있던 아르헨티나 기자들도 이승우의 골에 탄식과 함께 감탄사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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