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인턴기자] 프란체스코 토티와 평생의 적 SS 라치오 서포터들 간엔 그래도 낭만이 있었다.
SS 라치오와 AS 로마는 둘 다 로마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살벌한 더비 라이벌 관계다. 일례로 지난 4일 코파 이탈리아 4강 2차전 맞대결이 끝난 뒤, 졸전을 펼친 AS 로마 선수들의 모형 인형이 줄에 걸려 콜로세움 다리 위에 내걸린 적이 있었다. 이는 “공격 당하고 싶지 않으면 잘 때 불 켜놔”란 무서운 메시지와 함께였다.
이탈리아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직후 즉시 배너와 인형을 철거했다. 또한 경찰들은 관련자 색출에 나섰다. 경찰들은 바로 라치오 강성 팬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라치오 강성팬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기울일 정도였다.
지난 22일 라치오는 인테르 밀란을 상대로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세리에 A 37R 경기를 치렀다. 이 때 이미 원수 로마는 37R를 마친 상태였고, 상대 로마의 레전드인 프란체스코 토티는 은퇴전 마지막 원정 경기를 마친 상황이었다.
물론 라치오 팬들이 토티에 대한 감정은 좋을 수 없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원수팀을 위해 헌신해온 선수. 곱지 않은 시선이 갔고, 이미 현역 시절 여러 번 라치오 팬들과 토티 간에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라치오 팬들과 토티는 낭만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원한 관계에서 애증 관계가 됐음을 보였다. 라치오 팬들은 세리에 A 마지막 홈 경기에서 “토티! 평생의 적들이 작별인사를 보낸다”라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이 걸개를 내건 서포터들은 라치오 서포터들 중에서도 강성으로 불리는 “Irriducibili’였다.
지난 20년 간 라치오 팬들과 토티는 헐뜯고, 야유를 퍼붓고,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마지막 만큼은,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안녕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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