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베테랑 세터 김사니(36, IBK기업은행)가 25년간 정들었던 배구 코트를 떠난다.
김사니는 2017년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왔다. 원소속팀과의 교섭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2016-17시즌 챔피언 IBK기업은행 선수단은 긴 휴식 끝에 지난 3일 복귀했다. 이 가운데 김사니는 현역 은퇴 의사를 전했다.
2016년 김사니는 올림픽대표팀으로 리우로 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비시즌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2016-17시즌을 대비에 나섰다.
하지만 유독 부상이 잦았다. 2016년 KOVO컵을 앞두고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이는 리그 도중에도 계속됐다. 허리 통증도 느꼈고 독감이 걸려 격리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즌 중 부친상까지 당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사니는 올해 초 “배구를 더 할지 안 할지도 모른다. 2016년은 유독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다. 벌써 37살이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은퇴 여부에 대해) 50대 50이다”고 말한 바 있다.
힘든 시즌이었지만 2016-17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김사니는 코트에서 떠나기로 결심을 했다.
6일 김사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 손에 이끌려 시작한 배구. 이 배구 때문에 많이 울기도 하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또 팬분들 때문에 힘도 많이 얻었네요.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들 또 SNS 메시지 감동. 또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게요. 그 때도 지금처럼 많은 응원 관심 부탁드려요. 안녕 내 사랑 배구. 이젠 진짜 안녕“이라고 전했다.
중앙여중-중앙여고를 거쳐 1999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김사니. 2007년 FA 신분을 얻어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 아리엘즈로 둥지를 옮겼다. 2010년 다시 FA 시장에 나온 김사니는 흥국생명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2012-13시즌에는 아제르바이잔의 로코모티브 바쿠로 이적해 새로운 경험을 쌓기도 했다. 2014년 IBK기업은행 품에 안긴 김사니는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2016-17시즌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IBK기업은행 유니폼에 별 세 개를 달았다.
아울러 고3이었던 1999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사니는 연령별 대표팀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주역으로 맹활약한 바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전설이 된 세터 김사니가 마침내 유니폼을 벗는다. 은퇴 후 그의 제2의 인생을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