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인턴기자] 창원 LG의 김종규(C, 206cm)가 현주엽 감독의 조련 아래 진화할 수 있을까?
지난 21일 창원 LG는 현주엽(42)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을 제 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과 연봉은 상호 합의 하에 비공개다.
창원 LG 측은 “현주엽 감독은 KBL의 레전드 출신으로 은퇴 후에도 해설위원 등 농구계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쌓아왔다. 이에 팀 체질 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담당해줄 적임자라고 판단해 감독 선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현주엽 감독이 이끌 창원 LG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4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현주엽 감독은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빠른 공수전환을 하는 농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주엽 감독은 기대를 하고 있는 선수가 누구냐란 질문에 주저 없이 김종규를 뽑았다. “가장 기대했던 선수도, 가장 실망이 컸던 선수도 김종규다.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공, 수 모두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게끔 다듬어야한다”고 얘기했다.
즉, 종합해보면 현주엽 감독은 LG에서 높이에 강세를 보이는 농구를 추구하며, 그 중심에 김종규를 둘 생각인 것이다. 다시 말해 김종규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김종규는 1991년 생의 센터다. 이미 낙생고 재학 시절에 전국 최고의 센터 자원으로 명망이 높았다. 당연히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경희대로 향했다. 김종규는 경희대에서 김민구, 두경민과 무적 경희대를 만들었다.
김종규는 2013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창원 LG에 지명됐다. 2013/14시즌 KBL 최우수 신인에 뽑히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 병역 특례도 받게 됐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이미 대학리그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김종규였다. KBL, 그리고 국가대표팀 경기로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 잔부상이 많아졌다. 극심한 체력 소모 역시 겪었다. 힘과 기술이 좋은 외인들과의 대결에서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 준수한 활약이었으나, KBL 입성 전 기대하던 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특히 올 시즌은 김종규에게 있어 최악의 시즌이었다. 의욕적으로 시즌에 임했으나, 시즌 중반이었던 지난 2월 5일 안양 KGC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사실 부상 직후 진단은 시즌 아웃이었다. 하지만 약 한 달 만인 3월 2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기적적으로 복귀했다.
물론 훌륭한 의학적 도움이 컸지만, 본인의 의지도 강했다. 위기에 빠져있는 소속팀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이 짙었고, 악착같이 재활에 매달렸기에 가능했던 이른 복귀였다. 김종규가 복귀 후 분투했으나, 소속팀 LG가 최종 순위 8위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가지 못 했다.
사실 국내 빅맨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성장한다. 벌크업에 집중하여 골밑의 지배자 유형으로 자리잡는 선수들이 있다. 또 한 가지 유형은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성장하는 선수들이다. 큰 키와 정확한 슛으로 스코어러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현주엽 감독의 구상은 김종규를 전자 유형으로 키우려는 듯 보인다. 높이를 중시하겠다는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주엽 감독이 비시즌 간 김종규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골밑에서의 움직임을 집중 훈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현주엽 감독이라면 가능한 부분이다. 현주엽 감독은 현역 시절 KBL 무대를 주름잡은 빅맨. ‘포인트포워드’라 불릴 정도로 패스 능력이 좋았지만, 남다른 힘과 기술로 골밑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했던 인물이다. 현주엽 감독이 자신의 생각과 노하우를 김종규에게 전수한다면, 무시무시한 빅맨이 탄생할 수도 있다.
아예 외인까지 김종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 중이다. 현주엽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팀 사정에 따라 바뀔 여지는 있으나, 빅맨 한 명에, 단신도 조금 더 골밑에서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적합한 것 같다. 그래야 김종규의 체력적인 면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센터 외인과 언더사이즈 빅맨 외인으로 김종규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이야기다.
재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김종규다. 현주엽 감독 아래 모든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게 될 것이다. 또한 적절한 외인 구성을 통해 부담 또한 최소화될 것이다. 현주엽 감독의 구상대로만 흐른다면, KBL 무대를 좌지우지할 센터가 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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