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상암=이상완 기자] “우리가 큰 경기 경험이 많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계획대로 경기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19일 FC안양과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4라운드(42강)를 앞두고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예언대로 13년 만의 만난 한풀이 매치는 경험에서 승부가 갈랐다.
FC서울은 K리그,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등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팀이다. 실전 경험 뿐 만 아니라 우승 트로피도 다수 보유 중이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FC안양을 홈에서 맞이하는 황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두 팀의 만남은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일명 한풀이 매치로 13년 전, 연고지 이전을 두고 앙금이 깊은 두 팀이 만났기 때문이다. 리그도 아닌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토너먼트에서 만나 두 배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경기였다.
황 감독이 “다른 경기만큼이나 준비를 했다”고 말한대로 선발 명단에서도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다.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염두하고 윤일록과 장신 심우연을 투입해 상대의 수비진 괴롭기 작전에 나섰다.
결과는 황 감독이 계획한대로 그림이 그려졌다.
전반 중반까지 신중한 경기를 펼치다 26분 오른쪽에서 이상호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진 뒤를 돌아 쇄도한 윤일록이 깔끔한 헤딩으로 선제골에 성공했다. 심우연의 선발 효과가 돋보였다.
심우연이 박스 안에서 버티는 동안 상대 수비진의 눈은 심우연을 향했다. 그 빈틈을 윤일록이 파고 든 것이다. 추가 득점도 황 감독의 공격적인 주문이 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험이 부족한 안양 수비진은 선제골 이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은 공격라인을 크게 끌어올렸고, 결국 34분 주세종이 문전 앞으로 올린 공을 윤일록이 쇄도하면서 두 번째 골까지 만들었다. 황 감독은 후반에 데얀까지 투입해 추가 득점까지 노리는 여유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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