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걸크러시’ 김연경(29)도 울컥했다. 김연경이 뛰고 있는 터키 페네르바체가 극적인 승리로 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페네르바체는 13일 새벽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16-17 터키여자배구리그 4강 2차전에서 엑자시바시를 가까스로 제압하고 두 팔을 번쩍 들었다.
1차전에서 페네르바체는 0-3으로 패했다. 승점 3점을 뺏긴 페네르바체는 2차전 3-1 승리를 챙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15점이 걸린 5세트를 펼쳤다. 페네르바체는 10-14로 끌려가면서 패색이 짙었다. 그 순간 김연경과 센터 에다 에르뎀이 블로킹과 공격 성공으로 15-14 역전을 이뤘고, 마지막 수비 후 김연경이 마무리를 지으며 경기가 종료됐다.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대역전극이었다.
김연경은 득점 이후 코트에 주저앉았고, 팀원들과 코칭스태프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도 그럴 것이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엑자시바시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터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2차전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김연경은 “마지막 득점하고 나서 최근 챔피언스리그 6강, 터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진 것, 그러면서 팀원들이 힘들어했던 것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순간 복받쳤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울 것 같았는데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선수들이 모두를 믿고 경기를 했다.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승리의 원동력에 대해 전했다.
페네르바체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우승 후보’ 바키프방크를 꺾고 올라온 갈라타사라이다. 이에 김연경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잘 준비해서 1차전부터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연경은 2011년 터키 진출 이후 4년 만인 2014-15시즌 터키리그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다시 한 번 챔피언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