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작년에 호되게 당했다.” 현대캐피탈 노재욱이 발악하는 이유다.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 1일 홈에서 열린 2016-2017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승 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5차전에서 우승컵 향방이 결정된다.
특히 노재욱은 4차전 전날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쳤다. 고질적인 부상이다. 정규리그 도중에도 한 번 통증을 느끼면 최소 2일 정도는 쉬었다. 최태웅 감독은 “악재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노재욱은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경기 전부터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다. 결국 득점원들을 고루 활용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노재욱에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두 번째다. 1992년생 노재욱은 2014-15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에 입단했다. 2015년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겼고, 최태웅 감독과 함께 스피드 배구를 이끌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2015-16시즌 정규리그 18연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1승 3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노재욱 역시 아쉬움이 컸다. 그는 “18연승을 기록했지만 챔프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발악을 못 해봤다. 거기서 무너진 내 자신이 한심했다. 다시는 그런 경기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한 단계 올라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아픔을 자양분으로 삼은 노재욱이다. 그는 “호되게 당하고 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확실히 지난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서 “이번에는 작년처럼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스스로도 달라지는 게 보이는 것 같다. 그냥 좋다”고 전했다.
최태웅 감독도 “작년 경험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이데도 불구하고 즐길 줄 안다”며 흐뭇해했다.
노재욱과 함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