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화성=이보미 기자] 체력보다는 경험이 우위였다. 흥국생명에는 없었던 IBK기업은행의 ‘챔피언 DNA’가 힘을 발휘했다.
IBK기업은행은 30일 오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1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IBK기업은행이 3승 1패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 5회 연속 챔프전 진출+V3 달성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와 3차전 혈투 끝에 간신히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이정철 감독과 주장 김희진은 “이렇게 어렵게 올라간 건 처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이었다. 체력과 경험의 싸움이었다.
1차전을 내준 IBK기업은행이 2~4차전 모두 승리로 챙기며 챔피언이 됐다. 인천 원정에서 열린 2차전 1-3 역전승이 반전의 발판이 됐다. 체력적으로 불리했던 IBK기업은행이 정신력으로 버텼다.
2011년 창단된 IBK기업은행은 리그 참가 첫 시즌을 제외하고 올 시즌까지 5회 연속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획득했다. 2012-13, 2014-15시즌에는 GS칼텍스, 도로공사를 제압하고 챔피언에 등극한 바 있다.
결국 IBK기업은행이 체력적 열세를 딛고 두 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에 등극했다.
▲ 남다른 DNA+베테랑의 힘
역시 DNA가 남달랐다. 흥국생명에는 없었던 ‘챔피언 DNA’가 챔피언결정전 향방을 갈랐다.
2012-13시즌 첫 챔피언 멤버인 김희진, 박정아, 남지연은 물론 노련한 세터 김사니 등이 그대로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이에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도 “선수는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순간 냉정을 찾는다던지 다음 수를 찾는 등 고참들이 코트 안에서 일러주는 부분이 장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베테랑 세터 김사니, 리베로 남지연의 역할도 컸다. 시즌 내내 부상을 안고 있던 김사니는 봄배구 무대에서 제 몫을 했다. 이고은가 번갈아 기용됐지만 코트를 밟는 시간에는 확실한 볼 배분으로 팀 공격력을 끌어 올린 것. 김사니는 “떡도 먹어본 이가 먹는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엄마’ 같은 남지연도 끊임없는 조언으로 선수들을 일깨웠다.
반면 흥국생명은 2008-09시즌 우승 멤버는 김나희 뿐이다. 김수지가 맏언니 역할을 했지만 평균 연령이 낮은 흥국생명이 경험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도 “IBK기업은행은 큰 경기를 많이 해본 팀이다. 선수들에게 당당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했고, 3차전이 끝난 뒤에는 “경험이 없다보니 마음이 급해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챔피언 등극으로 여자 배구 최강자가 된 IBK기업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