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원희 기자] 롯데는 선발진이 불안한 팀이다.
개막전 출장이 유력한 1선발 레일리는 제외하면 확실히 믿고 맡길 투수가 없다.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파커 마켈은 구속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제구에서 물음표 부호가 달린다. 일단은 2선발 책임을 안고 있다. 박시영과 박진형, 김원중, 송승준은 4,5선발을 두고 경쟁 중이다.
다행히 영건 우완 박세웅이 지난 22일 시범경기 넥센전에서 호투하며 3선발 고민은 어느 정도 지운 듯하다. 박세웅은 넥센전에 선발로 나섰다.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으로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최고 구속은 145km. 지난 16일 두산전 3이닝 3실점 부진을 씻는 말끔한 피칭이었다.
박세웅은 롯데 조원우 감독의 키플레이어다. 외국인 투수들과 박세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4,5선발을 고르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지난해 27경기에 출전해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소중한 경험을 쌓았기에 올 시즌 박세웅의 활약을 기대하는 부분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은 있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얼마나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냐는 것이다. 조원우 감독은 "(박)세웅이를 보면 기특함과 아쉬움이 공존한다"면서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잘하려는 마음에 부담이 많다. 어린 패기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면 잘 할 것이다. 분명 특급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강력해진 타선도 박세웅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다. 올해 롯데는 테이블세터로 활약할 전준우와 홈런 타자 이대호가 합류했다. 정확성과 스피드, 파워까지 더해졌다. 아무래도 타선이 힘을 내면 선발 투수의 부담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박세웅도 믿을맨으로 거듭나기 위해 남모를 준비를 했다. 무엇보다 김원형 투수코치에게 커브를 익혀 구종 하나를 더 늘렸다. 보다 쉬운 경기 운영을 하기 위해선 갖고 있는 무기가 많은 게 유리하다. 전날에도 박세웅은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넥센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박세웅도 “커브가 잘 들어갔다”고 만족했다.
조원우 감독이 지적한 자신감 부족도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세웅은 “감독님 말씀대로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은 편이다. 편하게 하려해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경기를 하면서 고쳐나가겠다”고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박세웅은 롯데의 미래 자원이자 즉시 전력감이다. 팀의 에이스가 될 재목이며, 당장 3선발을 박세웅이 맡아줘야 한다. 올해 박세웅이 성장해 자신 있게 공을 뿌리는 모습이 롯데가 그리는 이상적인 그림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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