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인턴기자]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레스터 시티 감독이 희극을 집필했다.
레스터 시티는 1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레스터에 위치한 레스터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비야 FC와의 2016/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16강 2차전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레스터는 1,2차전 합계 3-2로 8강에 진출했고 세비야는 대회에서 탈락했다.
지난 시즌 레스터는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역사를 썼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했고 순위가 17위까지 떨어졌다. 이에 지난 24일 우승을 이끌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크레이그 셰익스피어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희극을 쓰고 있다. 첫 경기였던 리버풀 FC와의 프리미어리그 26R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어 헐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7R마저 3-1로 잡아냈다. 달라진 팀의 모습에 레스터가 13일 셰익스피어를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맞게 됐다.
레스터는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5분 파블로 사라비아, 후반 17분 호아킨 코레아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8분 제이미 바디의 골이 위안이었으나 1-2 패배였다.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에 이날의 무기력한 경기력도 기여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감독 하 레스터가 다시 한 번 희극을 썼다. 경기 초반엔 좋지 않았다. 전반 3분 사미르 나스리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문으로 날아들었다. 캐스퍼 슈마이켈 골키퍼가 선방으로 팀을 구했다.
상대 공세를 잘 견뎌낸 레스터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6분 레스터가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리야드 마레즈가 이를 올려줬다. 골문 앞에서 웨스 모건이 무릎으로 밀어넣었다. 이에 전반이 1-0으로 레스터가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 들어 레스터의 추가골이 나왔다. 후반 8분 마레즈의 크로스를 아딜 라미가 머리로 걷어냈다. 마크 알브라이튼이 이를 잡아 슈팅했고 골망이 흔들렸다. 이후 후반 30분 페널티킥 상황 등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점수를 지켜낸 레스터가 2-0으로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3-2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도 누리게 됐다.
라니에리 감독의 동화는 끝났으나, 셰익스피어 감독의 희극은 진행 중이다. 셰익스피어 감독이 비극 없이 계속해서 희극을 집필해나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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