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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쓴 박미희 감독은 심리의 마법사였다

새 역사 쓴 박미희 감독은 심리의 마법사였다

  • 기자명 이보미 기자
  • 입력 2017.03.09 03:32
  • 수정 2017.03.09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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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VO 제공

[STN스포츠=이보미 기자]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54)은 심리를 잘 읽었다. 예민한 선수들을 달래는 방법을 꿰뚫고 있었다. 선수들과의 ‘밀당(밀고 당기기)’에 성공한 셈이다.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여성 감독의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박미희 감독이다. 2014년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이 마침내 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6년 만에 왕관을 썼다. 동시에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박 감독은 프로배구 사상 두 번째 여성 사령탑이었다. “여성이 아닌 그냥 지도자로 봐달라”고 말한 그였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에 억눌리기도 했다. “내가 잘못하면 여성 감독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승으로 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우승 직후에는 3년 간 선수들과 함께 지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다. 첫 지도자 생활을 흥국생명에서 시작했기에 모든 것이 새로웠다. “맨땅에 헤딩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울러 박 감독은 “사춘기 아이 18명을 데리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나”고 말하며 속내를 털어놨다. 힘들지만 성장하는 제자들 모습에 보람을 느끼길 반복하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런 선수들을 세심하게 살핀 박 감독은 심리의 마법사가 됐다. 선수들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며 마음을 움직이려고 했다. 박 감독만의 노하우다.

그는 “기술을 다듬는 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움직여서 잘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면서 “자신이 왜 배구를 하고 있고, 이를 행복하다고 생각해야 어려운 것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높은 목표에 다가설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서로 대화를 하고 이해를 하다보니 간격이 좁혀졌다”고 밝혔다.

올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박 감독이 목표로 우승을 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례적인 말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자신있게 달려가길 희망했다.

▲ KOVO 제공

선수들도 박 감독의 마음을 이해했다. 김나희는 “선수들 표정만 봐도 아신다. 따로 불러서 항상 ‘요즘 어떻니’ 등 물어봐주신다. 사소한 것도 챙겨주신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심어주신다”고 했고, 김수지도 “오히려 감독님은 이길 때 지적을 많이 하시는 편이다. 이기고 나서 마냥 좋아하다가 다음 경기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점을 말해주신다. 졌을 때는 분위기를 바꿔주려고 하신다”고 설명했다. 이재영은 “소통을 많이 하시려고 한다. 100점 만점에 95점이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덕분에 '맏언니' 김수지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도 있었지만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과 뚜렷한 목표 의식이 낳은 결과였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을 몸소 깨닫게 해준 박미희 감독이다.

bomi8335@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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