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인천=이상완 기자] 대한항공이 조기 우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평정심을 잃었다.
코트 위에서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승점 3점만 추가하면 6년 만의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 홈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0-3(30-32·16-25·18-25)의 완패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조기 우승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되면서 다음 기회로 미루어졌다. 시즌 9패(23승·승점 67)가 됐다. 자력 우승을 짓기 위해서는 승점 72점이 필요한데, 남은 4경기에서 승점 5점을 확보해야 가능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승 축하 행사를 위해 전날 밤까지 준비를 했다"며 2010-2011시즌 이후 6년 만의 완벽한 우승 시나리오를 꿈꿨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높이와 서브에 고전했다. 강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고, 공격수들의 타점도 정확히 맞지 않아 불발에 그쳤다.
중반 이후 반짝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듀스까지 끌고 가 우승의 불씨를 되살리는 듯 했지만 2세트에서 모래성이 무너지듯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가스파리니와 최석기, 심흥석이 각각 1개씩 블로킹 득점을 올렸으나, 5개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넘어지지 못했다.
특히 2세트 7-11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블로킹 3개를 당한 것이 매우 뼈아픈 결과를 낳게 했다. 1세트에서 홀로 15점(공격성공률 70%)을 책임졌던 가스파리니가 2세트 들어 상대의 집중마크로 인해 득점력이 떨어진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항공은 2세트부터 서서히 무너진 것과는 달리,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전적 1승4패로 열세를 보였던 1위 팀에 압도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도 잃은 점수를 되찾지 못해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후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조급함의) 심리적 문제라기보다는 경기력 저하 때문”이라고 패인 요인을 밝혔지만, 코트 위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평정심도 잃은 모습이었다.
6년 만의 대권을 차지 하기 위해서는 평정심 찾기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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