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보미 기자] 대한항공의 베테랑 김학민(34)이 악착같이 뛰는 이유가 있다. 아들과 머지 않은 날을 위해서다.
김학민은 2016-17시즌 내내 가스파리니와 쌍포를 이루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시즌 도중에는 신영수가 대신 투입돼 숨고르기도 했다. 이후 5라운드 맹활약을 펼치며 팀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김학민은 리그 공격 종합 1위(성공률 57.09%), 득점 8위(404점)를 차지 중이다. 여전히 막강한 공격력을 드러내고 있는 김학민이다.
지난 9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V-리그 역대 4번째로 통산 3,500득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참 김학민은 오히려 요즘 들어 배구가 더 즐겁다.
김학민은 “기분이 좋다. 한 팀에서 오래 뛸 수 있다는 것이 선수로서 행복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도 들고, 또 언제까지 배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깐 배구가 재밌고 더 하고 싶어진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아울러 “아들도 배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오랫동안 배구를 하고 싶다. 힘 닿는데 까지 하고 싶다”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김학민에게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외아들이 있다. 아들은 종종 경기장에 방문해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한다. 코트 위 스파이크를 시원하게 날리는 아빠처럼 배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몇 살부터 배구할 수 있어?” 묻기도 한다.
이에 김학민은 “아직 어리다. 지금은 집에서 풍선으로 배구를 한다. 현재 키는 보통이다. 아들이 하고 싶다면 배구 선수를 시킬 의향은 있는데 잘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배구 좋아하는 아들 때문이라도 ‘아빠’ 김학민이 쉬지 않고 달린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맞대결 승리로 20승 8패(승점 59) 기록, 2위 현대캐피탈(17승 11패, 승점 49)과의 승점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김학민 역시 “아직 한국전력, 우리카드전이 있다. 잘 마무리해야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기력 기복도 많이 줄었다. 페이스 잘 유지하겠다”며 우승을 향한 굳은 결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