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상암=이보미 기자] “축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해다.”
수원 삼성이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정규 시간 내 스코어 1-2로 끌려갔다. 1, 2차전 합계 3-3 기록,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차기 9-9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나선 상황. FC서울 유상훈 골키퍼가 실축했고, 수원 양형모가 골을 넣으면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을 것 같다.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결승전다운 경기를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 많이 아프기도 했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면서 힘든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갔다. 이럴 때일수록 흐트러지지 않고 소통을 하고, 수원 삼성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얘기했다. 하나로 뭉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 배경에는 구단 지원 문제도 있었다. 서 감독은 “4년 째 수원을 맡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예산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핵심 선수들도 빠져나가면서 팀을 지탱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 내 일이다. 어떻게 수원 삼성에 맞는 팀을 유지해나갈까 고민을 했다. 상당히 힘든 한 해인 것 같다”면서 “전북이 이번에 ACL에서 우승을 했듯이 선수층을 갖출 수 있는 밑바탕이 돼야 우리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힘줘 말했다.
수원은 이로써 FA컵 통산 4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 당시 서정원 감독은 현역 선수로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이에 서 감독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다. 지금이 더 간절했다. 팬들도 우승에 굶주렸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기쁘고 좋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임대로 영입한 조나탄에 대해서는 “아마 계속 우리 팀과 함께 갈 것 같다. 계약서상 그런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