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11일 이란전(0-1 패)은 악습만 되풀이 된 경기였다. 지난 6일 카타르(3-2 승)전부터 흔들리던 수비는 여전히 고정되지 않은 채 상대의 깃 바람에도 흔들렸다. 제 몸에 맞지 않는 포지션 옷을 입은 전술은 실패였다.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의 선발 라인업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했다. 이란 원정에서 2무 4패로 열세였고, 무실점 경기가 없었던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보였다. 카타르전에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홍정호(27‧장쑤 쑤닝)를 대신해 ‘베테랑’ 곽태휘(35‧FC서울)를 중앙 수비에 배치했다. 곽태휘와 김기희(27‧상하이 선화)의 중앙 수비 조합은 100% 만족은 아니지만 대체로 무난했다. 문제는 좌우풀백의 인물이었다.
최근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장현수가 오른쪽, 첫 승선한 오재석(26‧감바 오사카)이 왼쪽 적임자로 낙점됐다. 오재석은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위치 선정을 못해 상대 선수를 놓치기 일쑤였다.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실수 연발이었다.
특히 왼쪽 공격 날개인 손흥민(24‧토트넘)을 뒤에서 지원해야 할 임무도 잊은 듯 했다. 공수 연결은 매끄럽지 않았고 중앙 수비진과의 호흡은 뒤틀렸다. 선제 실점 장면 역시 오재석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상대의 빠른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크로스를 내줘 곧 실점으로 연결됐다. 장현수도 다르지 않았다.
카타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오른쪽 풀백에 위치한 장현수는 여전히 불편한 모습이었다. 반박자 늦은 동작에 상대에게 돌파를 내줘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특단의 조치로 후반 시작과 함께 위치를 바꿨다. 두 선수의 주 포지션이다. 오재석은 오른쪽 풀백에,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렸다.
하지만 조치는 무색했다. 오재석은 여전히 실수 연발에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이 일침을 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장현수도 2선에서의 정확한 패스, 1차 저지선의 역할을 수행했어야 했으나 홀로 고립된 모습만 보였다. 오히려 기성용이 수비 라인 밑까지 내려와 장현수의 역할까지 대행했다. 또한 경기 집중력도 떨어져 일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에 엉뚱한 곳에 화만 내고 있었다.
이란전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태극마크의 품격은 아쉬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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