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1승, 데뷔승까지 무척이나 힘든 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FC서울 황선홍 신임 감독이 부임 이후 첫 승을 거뒀다.
FC서울은 13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서울은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4강 진출보다 값졌던 건 황선홍 감독의 부임 첫 승이다.
지난달 말 최용수(現 장쑤 쑤닝) 전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황 감독의 속은 타들어갔다.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29일 K리그 성남FC전에서 역전패(1-3)를 당했다. 이어 상주 상무(1-2 패)와 울산 현대(0-0 무)전까지 1무2패를 기록했다. 첫 승은 점점 멀어졌다.
오래 걸렸지만 마침내 이날 FC서울 부임 데뷔승을 따냈다. 이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황 감독은 3-4-3의 공격적인 전술을 꺼냈다. 전반전에는 전남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에 고전했다. 원톱으로 나선 아드리아노는 상대의 대인방어에 애를 먹었다.
좌우 날개인 윤주태와 조찬호도 활로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전남의 역습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후반전 초반까지도 고전했다. 황 감독은 다급히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조찬호를 빼고 데얀을 투입했다.
이후 공격의 분위기는 서울로 넘어갔다. 황 감독 역시 한번 가져온 분위기를 놓지 않기 위해 전체적인 라인을 위로 올렸다. 주도권은 가져왔지만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윤주태와 데얀, 아드리아노가 후반 중반 결정적인 기회를 잡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연장전으로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후반 막판 박주영을 투입했다.
황 감독의 심장은 연장전에서도 쫄깃쫄깃했다. 황 감독은 승부수를 연장전에서 띄웠다. 이상협을 투입해 4-4-2 전술로 가동했다.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재빨리 교체했다. 그러나 황 감독의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과정은 좋으나 마무리가 없었다.
결국 황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황 감독은 승부차기에 앞서 선수들을 불러놓고 손가락으로 숨 가쁘게 순번을 정했다. 그리고 황 감독의 첫 승 의지에 선수들이 화답했다. 박주영 데얀 이상협 김치우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고, 골키퍼 유상훈이 전남의 다섯 번째 키커를 막아내 스승에게 데뷔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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