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원희 기자] 복귀해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돌아오니 활약이 쏠쏠하다. 삼성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 이야기다.
삼성은 전날(7일) 대구 LG전에서 12-11 신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차우찬이 무너진 것과 달리 불펜진의 활약이 좋았다. 타선에서는 무려 15안타 3홈런을 뽑아내며 핵전쟁의 승리자가 됐다. 특히 발디리스가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사실 발디리스는 삼성의 애물단지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좋은 활약을 펼쳤던 나바로를 대신해 발디리스를 영입했지만, 발디리스의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5월 4일까지 발디리스의 타율은 0.217에 불과했다. 홈런도 단 1개에 그쳤다.
게다가 발디리스는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삼성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었다. 가뜩이나 자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발디리스까지 빠지니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았다. 발디리스를 제외하더라도 외국인 투수 앨런 웹스터, 아놀드 레온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외국인 선수 복이 없었던 삼성.
삼성 류중일 감독도 외국인 선수가 도움이 되지 않아 실망이 컸다. 실제로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 복귀를 앞두고 “그렇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발디리스 보다 타격감이 좋았던 조동찬의 부상이 아쉬웠을 것이다. 그리고 발디리스가 지난 6월 30일 사직 롯데전을 계기로 1군에 복귀했다.
그런데 웬걸. 발디리스가 다른 선수가 되어서 돌아왔다. 부상 복귀 후 성적이 좋다. 발디리스는 복귀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포함해 3경기에서 11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수가 적어 완전히 부활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타격감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이 삼성에겐 좋은 소식이다. 6월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디리스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해 복귀를 알렸고, 지난 7일 LG전에서도 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발디리스의 득점권 타율 0.273로 머물러있지만, 최근 활약은 삼성의 해결사나 다름없었다.
류중일 감독의 마음도 바뀌었다. 최근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국내 선수들 사이에서 연습하는 걸 보니 어색하다”며 발디리스의 복귀를 반겼다. 이에 발디리스도 불방망이를 뽐내며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삼성은 33승44패 리그 8위로 중위권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발디리스의 도움이 계속 필요하다.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미운오리인줄 알았던 발디리스. 하지만 다시 돌아온 발디리스는 백조가 되어 있었다. 앞으로도 발디리스가 삼성 타선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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