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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환 시프트와 수원FC의 공격축구 작동법

김근환 시프트와 수원FC의 공격축구 작동법

  • 기자명 이종현 인턴기자
  • 입력 2016.07.04 15:08
  • 수정 2016.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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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종현 인턴기자]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때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그것에서 의지가 나타나기도 생각이 드러나기도 한다. 수원FC는 언더독이다. 공격축구를 지향하지만 1부 리그(K리그 클래식)에선 여의치 않았다. 그렇지만 공격축구는 버릴 수 없었다. 조덕제 수원 감독이 “이제는 수비적으로 해야 할 거 같다”는 말은 했어도 색채까지 지우진 못했다. 버릴 수 없는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

◇막공 표방한 수원, 현실과 이상의 괴리

조덕제 감독의 수원하면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 떠오른다. 2골을 먹으면 3골을 넣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11개 팀 중 득점 3위(69득점)를 기록할 만큼 빼어난 공격력을 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특급 가빌란과 벨기에 대표 출신의 오군지미가 가세했다. 수원의 공격의 반 이상이었던 시시와 자파가 떠나도 조덕제 감독의 축구를 유효할 것이라 믿었다. ‘막공 DNA’는 이미 수원에 뿌리 박혔다는 믿음이 있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공격 축구는 1부 리그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했다. 김병오는 파괴력 있었고 이승현도 꾸준히 출장하며 힘을 보탰다. 기대됐던 오군지미의 복귀는 늦었으나 수원은 분명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했다.

상대 팀들도 수원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김병오의 움직임도 제한됐다. 팀의 에이스가 주춤하면서 팀도 흔들렸다. 기대했던 외인 선수의 활약도 미미했다. 말 많았던 오군지미는 태국 리그 이적 협상으로 떠났다. 패가 하나둘씩 쌓여갔다. ‘반등의 기회가 있겠지’란 기대는 수그러들었다. 6월에만 4연패를 당했다. 5경기 연속 득점이 없었다. 공격 축구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발생했다.

 

◇‘김근환 시프트’와 놓을 수 없는 공격축구

5경기 동안 승리가 없을 때 만나 상대는 최강 전북현대였다. 전북과 K리그 18라운드 경기에 앞서 조덕제 수원 감독은 “전북이 워낙 좋은 팀이다. 7점 차로 패배한 적도 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1-3으로 졌다. 전북이 좋은 팀이니 홈이라도 맞대응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동안 정민우, 이재안 선수를 돌려가며 공격적으로 실험했다. 그러나 득점과는 무관했다. 그래서 오늘은 헤딩력이 좋은 김근환을 원톱으로 쓰려 한다. 김근환 선수에 기대하고 있다”고 수원의 공격 방식을 설명했다.

‘김근환 시프트’를 가능케 한 건 그의 우수한 신체조건이다. 193cm의 신장을 지녔으며 빠르기까지 하다. 양발을 잘 쓰고 패스능력도 준수하다. 프로 이전까진 센터백으로 뛰었던 김근환은 올 시즌 수원에서 포백을 보호하는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리그 첫 승을 거뒀던 광주FC와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공격수로 배치됐고 두 골에 기여했다. 직전 제주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공격수로 배치됐다. 가능성을 보였다.

수비적으로 나올 거란 예상과는 달리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대응했다. 센터백으로 나온 블라단의 인터셉트가 기점이 된 역습으로 5분 만에 수원이 선제골을 넣었다. 강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수원은 좀 더 안정적인 수비방식을 택했다. 이로 인해 공격 숫자가 줄었다. 3-4-3으로 시작했던 수원은 선제골 이후 5-4-1로 전형에 변화를 줬다. 김근환의 활용법은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발생했으나 오히려 이 상황이 김근환의 장점을 더 잘 드러나게 했다.

하프라인에 서 있는 김근환은 볼을 지탱하고 좌우 측면으로 내줬다. 스피드가 뛰어난 이승현이 상대 풀백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빈도가 늘었다. 이승현의 돌파로 박원재가 쉽사리 올라오지 못했다. 이재성과 김보경은 김근환이 볼을 잡고 뒤돌아서면 반칙 없이 막기 어려웠다. 공격 숫자가 부족했던 수원은 전방에서 김근환이 볼을 지탱하면서 시간을 벌었고 발 빠른 이승현과 김종국이 측면으로 질주했다. 전북이 70%에 가까운 볼점유를 기록하면서 공격을 주도했어도 수원의 빠른 역습에 대비해 일정 부분 수비 숫자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김부관의 기동력, 역습 축구 가능성 확인

후반 김신욱이 들어오면서 전북이 높이의 단점을 보완했다. 수원은 기동력이 떨어진 가빌란을 빼고 발 빠른 김부관을 투입했다. 양 측면에 두 명의 전문 윙어의 배치로 전북의 풀백의 전진이 제어됐다. 김근환이 볼을 지탱하고 내줄 수 있는 선택지가 늘었다.

김부관의 전진으로 최철순은 전진이 힘들었다. 김신욱을 향한 크로스는 원거리에서 시도됐다. 볼의 체공 시간이 길수록 수원 수비가 대응하기 쉬웠다. 김신욱이 떨어뜨린 세컨볼을 대응할 만한 여유도 있었다. 전북의 모든 걸 막을 순 없었으나 날개를 꺾는 덴 성공했다.

후반 중반 투입된 김부관은 생기 있었다. 그의 역습으로 최규백이 경고를 받았고 이은 프리킥 찬스에서 김한원의 센스 있는 프리킥 동점골이 나왔다. 5경기 동안 득점이 없던 수원이 최강 전북을 맞아 2골을 넣었다.

또 한 명의 스피드 레이서 김병오도 역사적인 두 번째 ‘수원더비’에서 출전이 가능하다. 김근환 시프트의 가능성으로 수원더비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래픽= 이종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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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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