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2001년 8월 15일.
한국 축구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잊을 수 없는 뼈아픈 날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히딩크호가 체코에서 가진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0-5로 대패한 날이다. 이후 히딩크호는 ‘오대영’이라는 대명사가 따라 다녔다. 치욕적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6년 6월 5일.
일수로 5409일 만에 ‘오대영’ 오명을 깨끗이 씻어냈다. 슈틸리케호가 복수에 성공한 것.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5일 밤 10시(한국시각)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아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의 체코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25분 40분 각각 윤빛가람, 석현준의 연속골에 2-1로 이겼다.
지난 1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당한 1-6 대패의 참사도 깨끗이 지웠다. 슈틸리케호는 달랐다. 4일 간의 휴식 기간 동안 정신적으로 완벽 무장했다. 선발 구성에서도 많은 변화를 줬다. 스페인전에 비교해 7명이나 바뀌었다.
전술적으로, 체력적으로도 체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4-2-3-1의 공격적으로 나선 슈틸리케호는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중원 점유율과 분위기를 먼저 가져가려는 의지였다. 손흥민이 위치한 좌측 날개라인은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이 용(상주상무)-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우측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특히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윤빛가람(옌볜 푸더)이 눈에 띄었다. 윤빛가람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를 맡았다. 세밀함과 폭넓은 패스로 구석구석 뿌렸다. 공격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전방까지 올라갔다.
역습을 허용할 때에는 후방까지 내려와 수비 가담도 마다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확한 킥 한방으로 위기에 몰려있던 한국을 구했다. 전반 24분경 석현준이 드리블 돌파로 얻은 프리킥을 윤빛가람이 키커로 나섰다.
체코의 골문은 세계적인 수문장 페트르 체흐(아스날)가 지키고 있다. 윤빛가람은 겁내지 않았다. 골문을 힐끔 보고 오른발로 그림같은 슛을 날렸다. 공은 빠르게 날아가면서 골대 상단을 맞고 골망으로 빨려갔다. 윤빛가람의 한 방은 상승세의 요인이었다. 기세를 타고 전반 40분. 석현준의 추가골이 터졌다. 윤빛가람이 완벽하게 열어준 패스를 석현준이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슛으로 가져가 골을 넣었다.
후반에 행운이 따르지 않는 한 골을 내줬다. 그러나 정성룡의 선방과 완벽한 그물망 수비로 15년 만의 복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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