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태용호, 무한경쟁을 통해 정상궤도로 향한다

신태용호, 무한경쟁을 통해 정상궤도로 향한다

  • 기자명 이종현 인턴기자
  • 입력 2016.03.30 16:34
  • 수정 2016.03.30 17:3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25일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권창훈이 첫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스포츠=이종현 인턴기자] 승리 또 승리. 알제리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연승을 거뒀다. 5득점 무실점. 깔끔한 승리였다. 홈 이점을 간과할 수 없다. 올림픽 본선이었으면 실점했을 만한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실망보단 희망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은 지금 무한경쟁을 통해 정상궤도로 향하고 있다.

◇골짜기 세대라는 선입견 벗어나기

신 감독은 부임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골짜기 세대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선수를 소집했을 때만 해도 눈에 띄는 선수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선수가 있어 살피면 1992년생(리우 올림픽 출전 1993년 1월 1일생 이후 가능)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1992년생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이재성(전북현대), 황의조(성남FC), 김진수(호펜하임), 손흥민(토트넘), 이종호(전북현대) 등 첫 단추를 끼울 옷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옷을 구하는 것부터 오로지 신 감독의 몫이었다.

신 감독은 지난해 3월 올림픽 1차 예선을 시작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프랑스, 튀니지와 싸웠고, 이후 호주와의 2연전 그리고 중국 4개국 대회 등. 부임 10개월간 수많은 경기를 통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신 감독은 이때부터 가능성을 봤다. 아니 자신이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좋은 선수들은 충분히 많았다. 신 감독은 1월 자신의 선수들을 이끌고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섰다. 결전의 땅 카타르 도하에서 신태용호는 그렇게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완벽하진 않았다. 신 감독이 핵심선수로 생각했던 박정빈(호브로 IK), 최경록(FC 상 파울리), 박인혁(FSV 프랑크푸르트), 이찬동(광주FC), 김민혁(사간 도스)이 소속팀 차출거부와 부상으로 빠졌다. 반쪽짜리 전력으로 치른 대회. 새롭게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쏟아부었다. 내부의 경쟁도 이어졌다. 다행히 경쟁은 선수 사이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신태용호는 모두가 알고 있듯 준우승을 거뒀고,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한 나라가 되었다.

결승전 일본에 당한 통한의 2-3 역전 패배는 아쉽지만, 어린 태극전사들에 대한 반신반의한 마음은 희석되어갔다.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라는 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었던 이면에는 ‘경쟁’이란 요소가 있었다.

▲ 지난 25일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격축구에서 수비적 안정감을 찾기

신 감독은 빠른 템포의 패스축구를 지향한다. 곧 죽어도 공격축구를 원했다. 이 원칙은 선수선발 때부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공격적이며 모험적인 시도를 하다가 실수하거나 실패하는 건 문제 삼지 않겠다. 하지만 실수하지 않기 위해 뻔한 플레이만 한다면 실수하지 않더라도 책임을 묻겠다.” 신 감독이 그렇게 말했으니 선수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U-23 챔피언십에서 공격적인 다이아몬드 4-4-2와 4-1-4-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박용우(FC서울)는 포백을 보호하는 유일한 미드필더였다. 2선에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점도 신 감독이 경기 중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 투입하는 전술을 가능하게 했다. 신 감독은 자신의 방법대로 올림픽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경기 중 수비 밸런스가 자주 흔들렸다.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만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대회 8강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신태용호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후반 23분 바하 파이살의 헤딩골이 오심으로 인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쌓였던 비판이 결국 폭발했다. 일본과의 물러설 수 없는 결승전. 2-0으로 이기고 있던 경기는 15분 만에 세 골을 헌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세우는 전략은 공격적으로 강점이 있는 만큼 수비에 대한 리스크도 컸다.  

대회 전 신 감독은 한 골을 넣으면 지키려는 한국 축구의 나쁜 버릇을 이야기했다. “나쁜 버릇이다. 2-0으로 이기고 있다는 건 우리가 실력이 떠 뛰어나다는 건데 왜 지키려 하나? 3-0. 4-0으로 이기면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지키려다 보니 2-1, 2-2가 되는 것이다.” 신 감독은 아시아에서만큼은 한국이 공격하는 축구, 선도하는 축구를 하길 바랐다. 일본은 그런 난놈 신 감독에게 큰 상처를 줬다. 터닝포인트였다.

2개월이 지났다. 다시 모인 신태용호는 완전체가 됐다. 부상과 소속팀 차출거부로 이탈했던 이찬동, 박인혁, 박정빈 등이 복귀했다. 경쟁은 다시 치열해졌다. 25일. 알제리와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신 감독은 박용우와 이찬동 두 명의 미드필더가 포백 앞에 세웠다. 대표팀은 수비적으로 안정된 모습이었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이제는 수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세계 대회에 나가면 분명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 원하는 공격 축구를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으로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최전방 공격수의 자리는 하나로 줄었다. 이번 평가전에 소집되지 않은 황희찬(잘츠부르크)를 포함해 박인혁과 김현(제주) 그리고 진성욱(인천)이 조금 더 분발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8일. 두 번째 평가전에서 신 감독은 3-4-3 포메이션으로 변화시켰지만, 중앙에는 또다시 이찬동과 이창민(제주 Utd) 두 명의 미드필더를 세웠다. 스리백의 중심 박용우에게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겼다. 박용우는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 위치까지 전진해 숫자 싸움에 가담했다.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수비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본선을 향한 실전 준비하고 있었다.

반면 컨디션 난조를 보인 두 명의 주전 윙백 이슬찬(전남)과 심상민(FC서울)은 후반이 되자 구현준(부산)과 박동진(광주FC)으로 교체됐다. 신 감독의 근심이 커졌다. 무주공산. 대표팀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손흥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경쟁 또 경쟁, 경쟁은 나의 힘

IOC 출범 122년 만에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린 대회 최초의 대회인 리우 올림픽은 오는 8월에 열린다.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18명. 와일드카드 세 자리를 빼면 실질적으로 U-23 선수는 15명만 브라질로 향할 수 있다. 한 포지션에 한 명.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선수를 점검한 신 감독은 다음 소집 기간(5월 30일 ~ 6월 7일)까지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이번에는 발탁하지 않았지만 U-23 챔피언십에서 관찰했던 김승준(울산현대), 강상우(포항), 이영재(울산현대), 유인수(FC도쿄)도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는 정원진(포항), 김민재(연세대)를 새로 발탁하며 점검하는 한편 주장 연제민(수원삼성)을 제외했다. 소속팀에서 부진하면 주장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였다.

신 감독은 “5월에 한 번 더 소집이 있다. 큰 변화 없이 지금 이 선수들로 간다. 30명 안에서 체크하고 있다. 최종멤버는 7월에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5월 말 23명을 소집한다. 소속팀에서의 출전과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7월 11일. 와일드카드를 포함한 18명의 선수가 결정된다. 

이미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는 손흥민이 와일드카드로 발탁됐다. 대표팀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의 중요성일 경험한 바 있다. 그만큼 남은 두 명의 선택으로 신태용호의 명암이 갈릴 수 있다. 와일드카드는 정상궤도로 향하고 있는 신태용호의 연료다. 이탈하지 않고 목적지로 빠르게 가기 위한. 경쟁을 통해 정상을 향하는 신 감독에게도 선택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강해졌다. 골짜기 세대라고 인식되었던 선수들은 경쟁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고 나왔다. 그리고 정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신 감독은 “18명으로 줄일 때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러나 정에 이끌려 팀을 만들면 안 된다.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젠 남은 건 오로지 선수 몫이다.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신태용호는 그렇게 무한경쟁을 통해 정상궤도로 향하고 있었다.

[스포츠의 모든 것 PLAY WITH SPORTS STN] [스포츠전문방송 IPTV olleh tv CH. 267]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