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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조 미녀골퍼 홍진주에게 골프를 묻다

[인터뷰] 원조 미녀골퍼 홍진주에게 골프를 묻다

  • 기자명 이정민 객원기자
  • 입력 2015.12.16 15:04
  • 수정 2016.07.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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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맏언니 홍진주를 만나다-

▲ [사진=오랜만에 투어에 복귀한 홍진주는 시즌 초반에 다소 부진했지만 중반부터 좋은 활약을 선보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STN스포츠=이정민 객원기자] 원조 미녀골퍼 홍진주를 만났다. 홍진주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3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는 KLPGA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 주목 받았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SK 솔룩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홍진주는 상승세를 타며 항상 우승에 근접한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같은 해,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화려하게 등극한다. 이후 홍진주는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며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 했다. 상승세는 끊겼고 평범한 선수로 돌아갔다.

는 좌절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풀릴 날이 올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이었기 때문이다. 골프는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는 말을 믿고 있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홍진주는 이제 새로운 골프 인생을 기대하고 있다.

홍진주는 어느새 KLPGA 투어에서 맏언니 됐다. 후배들에게 항상 모범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또한 그는 도전자 입장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홍진주 곁에는 멋진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진정한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내년 시즌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행복한 홍진주의 골프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시즌이 끝났다. 요즘 근황은 어떠한가.
A. 매일 운동하며 지내고 있다. 주말에는 아들(박은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오랜만에 투어에 복귀했다. 
A. 어제 대회에 출전한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투어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막상 시합에서 볼을 쳐보니까 평소의 느낌과 다른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정작 필요한 시합 감각은 떨어졌고 그러다 보니 숏게임도 안 풀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만 그랬던 것 같다. 

Q. 예전에 비해 KLPGA 투어 수준이 어떠한가.
A. 굉장히 높아졌다. 선수들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선수층도 탄탄할 정도로 두터워졌다. 코스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잘 치는 선수는 많다. 예전에 비해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 

Q. 올 시즌 스스로 평가한다면.     
A. 시즌 초반에 예선 탈락을 많이 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오랜만에 투어에 복귀해서 그런지 조급한 면도 있었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허리 부상까지 겹쳐 2개 대회에 출전하지 못 했다. 시즌 중반부터 투어에 적응해 플레이가 살아났다. 후반기에는 숏게임도 안정감을 찾았고 상위권에 이름을 몇 번이나 올리며 우승 가능성도 보였다. 올 시즌 아쉬운 점도 있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만족한다.   

Q. 투어 선수이기도 하지만 육아와 가정을 신경 써야 하는 주부이다. 투어 활동에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A.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은 골프에만 집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도 골프보다는 집안일과 육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연스럽게 골프를 등한시하게 된다. 골프만 생각해도 부족한데, 가정과 육아 양쪽을 신경 쓰니 골프에 몰입하는 시간이 적다. 그런 점이 힘들다. 

Q. 투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기가 오랜만에 엄마를 보는데 낯설어하지 않나.  
A. 처음에는 낯가림이 심해서 속상한 적이 많았다. 지금도 자다가 깨어도 나보다는 아기를 봐주는 이모한테 먼저 간다. 그럴 때마다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사진=요즘 홍진주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출처=홍진주 페이스북]

Q.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나 됐나.
A.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 번 세어봐야겠다(웃음). 초등학교 6학년, 12살 때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22년째다.

Q. 처음에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A.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다. 당시에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뵈러 방학 때마다 일본으로 놀러 갔었다. 혼자서 마땅히 할 것도 없고 심심하기도 해서 어머니 따라 골프장에 놀러 갔다가 골프를 배우게 됐다. 4학년 때 골프를 처음 접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6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골프를 좀 더 잘 배우기 위해서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까지 갔다. 그때는 세리 언니가 있는 대전이 골프 8학군이었다. 아버지 고향인 청주에서도 가까워서 가족이 적응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Q. 주니어(중•고등학교) 선수 시절에 성적은 어땠나.  
A. 중학교 때는 골프부가 없는 일반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으며 연습했었다. 아무래도 그때의 또래 친구들보다 골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보니 전국대회에서 예선통과 조차 버거웠다. 골프부가 있는 유성여고로 진학하면서부터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Q. 고등학교 졸업 이후 프로로 전향하지 않고 대학골프연맹 시합에 참가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당시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었다. 학교 측에서는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대학연맹과 아마추어 시합에 나가길 원했다. 프로에는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서 학교 측 의견에 따랐다. 그리고 2년 뒤, 프로 전향을 하겠다고 학교 측에 건의를 드렸지만 프로로 가게 되면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장학금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의 상황이 프로에 갈 시기라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다. 휴학을 하고 뒤늦게 프로에 입문하게 되었다.  

Q. 2003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때 기억이 생각나는가.  
A.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썬힐 컨트리클럽’에서 평균 81타만 치면 준회원(세미프로)에 합격할 수 있었다. 코스에서 평가하는 실기시험도 중요했지만 필기시험인 룰 시험이 쉽지 않았다. 룰 시험에 반드시 합격을 해야 실기시험을 볼 수 있었다. 룰 시험에 떨어진 선수도 간혹 있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다행히 룰 시험도 잘 봤고 실기시험도 잘했다. 실기시험은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시합을 한 것 중에서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솔직히 3일 동안 81, 81, 81타만 치면 되는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  

Q. 그 해 드림투어(2부) 5개 대회에 출전하여 평균타수 4위(71.04)와 상금랭킹 5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으로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A. 당시에는 드림투어 상금랭킹 3위까지만 정규투어 시드권을 부여했다. 정회원 자격은 드림투어 평균 타수로 받았고 정규투어 시드권은 시드전을 통해서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 [사진=홍진주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자신감 모습으로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전했다. 그는 뛰어난 유모 감각과 재치 있는 답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 할 수 있었다.]

Q. 2004년 정규투어 첫 데뷔전은 ’MBC-XCANVAS 여자오픈’ 대회이다.  
A. 그랬나?(웃음). 그 대회는 시현이가(안시현 프로) 우승한 것만 기억한다. 혹시 예선 통과를 했었나?

Q. 54위를 기록했다. 
A. 하하하(웃음.)

Q. 프로 데뷔 3년 만에 'SK 솔룩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첫 우승을 했다. 
A. 그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정말 몰랐다. 우승하기 전까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골프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미국 올랜도에서의 동계훈련 기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했었고 준비도 착실하게 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 드라이버 입스가 오면서 전반기 모든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해버렸다. 한동안 우울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코치님을 만났다. 그때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 해에는 정규투어를 뛰면서 일본 QT(Qualifying Tournaments)도 같이 준비했었다. 새로운 코치님과 함께 2주 동안 스윙을 비롯한 모든 것을 바꾸고 일본으로 갔다. 그런데 1등을 하고 온 것이다. 비록 QT 1차전이었지만 시합 기간 내내 언더파를 치며 자신감이 생겼다. 코치님 한데 확실한 믿음이 생겼고 코치님을 의지하며 스윙을 계속 고쳐 나갔다. 그때의 자신감이 상승세를 타면서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Q. 그때 코치가 누구였나.
A. 안주환 프로님이다. 

Q. 지금 코치는 누구인가.
A. 안주환 프로님이다. 

Q. 의리인가.
A. 그렇다. 내가 의리가 좀 있다(웃음). 의리뿐만 아니라 실력도 뛰어나고 지도를 잘해주신다. 내가 한동안 안 될 때, 코치님께서는 다른 코치 한데 배워보라는 권유도 하셨지만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Q. 우승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예전에는 지금처럼 대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친한 동료를 끼리 Top 10 또는 Top 5 순위 안에 들어가면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축하해줬다. 우승 한 바로 전 대회에서 내가 시계 하나를 차고 있었다. 그 시계를 본 선배 언니(지유진 프로/現 롯데마트 골프단 감독)가 다음 대회에서 내가 우승하면 그 시계를 달라고 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언니! 내가 우승하면 이것만 주겠어?”라고 대답했다가 시계를 준 기억이 난다(웃음). 

Q. 그리고 한 달 뒤에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에서도 우승을 했다. 
A. 우승을 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그때까지도 내가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는 내가 무언가에 홀려서 잘 된 케이스이다. 물론 첫 우승을 한 뒤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갔지만 그 대회에서 어떻게 우승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이상하게도 내가 우승한 두 대회는 2등과 타수 차이가 많이 났을 정도로 잘 쳤다. 그 부분은 아직도 신기하다. 

▲ [사진=2006년, 홍진주는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화려하게 신데렐라로 등극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출처= 홍진주 페이스북]

Q.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 때문에 일본(JLPGA) 투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승으로 미국을 선택했다.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  
A. 미국으로 결정하기 전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미국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일본 QT는 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회를 마치고 월요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가서 3차전을 보러 가면 됐었다. 지금은 그때 일본에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QT의 합격 여부를 상관하지 말고 일본에 갔어야 했다.  

Q. 그 해 연말에 SK와 파격적인 계약을 했다. 
A. 당시에는 해외 투어에 진출한 선수라도 후원 계약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SK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회사에서 좋게 봐주셔서 계약 할 수 있었다.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 계약금이 많은지 적은지도 몰랐다.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SK와의 계약도 파격적이었지만 용품 회사 혼마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지금과 비교해도 3년이라는 좋은 계약에 엄청난 돈을 받았던 것이다. 근데 중요한 것은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상금도 많이 벌어서 큰 지출이 없었는데도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Q. 기부도 했지 않나. 
A. 골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어 기부를 했었다. 

Q. 당시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가 ‘코스포 엔터프라이즈’로 알고 있다. 에이전트의 역할이 컸었나.
A. 계약 당시에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에이전트 없이 개인으로 하고 있다.

▲ [사진=홍진주는 2006년 SK와 파격적인 계약을 하면서 골프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다./출처=KLPGA 홈페이지]

Q. 그리고 이듬해 LPGA 투어로 갔다. 미국 생활은 어땠나.
A. 미국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갑자기 미국으로 가게 되어서 준비가 부족했다. 그리고 평소에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미국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외롭고 힘들었다. 3년째 되는 해에는 성적도 저조했고 마음도 떠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경험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미국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나는 행운이 찾아와서 갈수 있었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가니까 많은 어려움에 부딪쳤다. 언어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친구를 사귀는데도 벽이 느껴졌다. 만약 그 시절에 LPGA 투어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면 언어적인 문제부터 기술적인 문제까지 착실하게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일본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가 갑자기 미국으로 길이 바뀌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 했다.

Q.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를 했다. 
A. 로레나 오초아가 떠오른다. 오초아가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있었을 때라 그의 플레이를 동경의 눈빛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외에도 많은 선수들과 시합에서 만났지만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 선수는 없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지만 나 또한 그들과 함께 뛰는 선수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에 임했다.

Q.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A. 지금만큼만 열심히 했었더라면 결과가 훨씬 좋았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은 있다.

Q. 만약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미국과 일본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 
미국은 다녀왔으니까 일본을 가고 싶다. 혹시 모르지 않나? 그때 갔으면 잘 될 수도 있었을지(웃음).

Q. 2010년 KLPGA 투어로 돌아왔다. 돌아오게 된 결심은.
A. 미국에서 마음이 떠나서 돌아오고 싶었다. 우승을 하자마자 바로 미국에 갔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대로 이룬 것이 없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돌아온 그 해 겨울에 결혼을 했다.  
A. 결혼은 그냥 하게 되었다. 남편이 옆에 있어서 했다(웃음).   

Q. 3년 6개월 동안 연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편은 어떻게 만났나? 
A. 지인의 소개팅으로 만났다. 미국에 있었을 때 국내 대회에 참가하려고 잠깐 들어온 적이 있다. 한 주는 시합이었고 한 주는 휴식 기간이었다. 휴식기간에 시간을 내서 소개팅을 했었다. 날짜도 기억한다. 5월 20일이다. 첫인상은 솔직히 별로였다(웃음).

▲ [사진=2010년 홍진주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3년간 교제한 박준성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출처=홍진주 페이스북]

Q. 그럼 어떻게 사귀게 됐나.  
A. 그게 나도 신기하다. 당시에 나는 분당 서현에 살았고 남편은 분당 수내에 살았다. 집이 서로 가까우니까 매일 만나게 됐다. 남편은 항상 정장 스타일을 입었는데 한 번은 슈트 입은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아마 평소에 슈트 입은 남자를 볼 기회가 없어서 그런 거 같다(웃음). 그런 멋진 모습과 자상한 마음이 느껴져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나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돌아간 뒤부터는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그때는 싸이월드가 유행이라서 주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다.   

Q. 투어 선수로 활동하면서 연애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A. 어렵지 않다. 그냥 시간 날 때 만나면 된다. 대신 시합 중에는 서로 간에 이해가 필요하다. 연애는 열정이다. 열정이 있으면 연애도 충분히 이어 갈 수 있다. 연애는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다.

Q. 복귀 첫해 2010년에는 상금랭킹 15위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011년, 2012년 시즌은 좋지 않았다. 
A. 많은 분들이 결혼 때문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신다. 주변에서는 골프에 마음이 떠났다고 말했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결혼과 성적은 별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편은 자신 때문에 성적이 안 좋아진 것 같다며 나보다 더 속상해했다. 골프는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고 괜찮다며 남편을 다독였다. 나 스스로도 순간의 기복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 잡았다. 남편과 서로 힘내며 파이팅 하자는 다짐을 하고 일본 QT를 준비했었다.  
 
Q. 2013년에는 일본 투어로 갔다.   
A. 2012년에 QT를 통과하고 2013년부터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5월에 국내 대회에 참가하려고 잠깐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다. 대회를 마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임신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5월에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웃음). 9월 중순까지만 대회에 참가하고 시즌을 정리했다. 

Q. 일본 투어는 어땠나?   
A.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코스는 은근히 어려웠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아서 경비도 많이 들었다. 그때는 스폰서가 없어서 자비를 들여서 투어 생활을 이어갔다. 한동안 경비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럴 거면 미국이 나은데 내가 여기에 왜 왔지?”라고 생각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미국에서 조금만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출산 후에 방송 활동을 잠시 했다. 
A. 출산 후에는 집에만 있으니깐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자기 일을 하던 여자들은 출산 후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선수들은 한발 앞서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데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산후 우울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공백 기간이 있어서 사람들이 “나를 잊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시기에 JTBC GOLF에서 연락이 왔다. 연락은 받았지만 방송하기 전까지 고민을 했었다. 사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 살도 빼야 하고 몸 관리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오래 쉬어서 자신감이 없었다. 그리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막상 방송이 시작되니까 떨지 않고 잘 했던 것 같다. 오히려 리허설이 더 떨렸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땀에 흠뻑 졌을 정도였다. 

▲ [사진=홍진주는 출산 후에 JTBC GOLF “라이브 레슨 70” 프로그램에서 출연하여 방송을 통해 골프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출처=홍진주 페이스북]

Q. 해설위원을 맡으면 잘 할 것 같다. 
A. 해설에 관심에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다. 

Q. SNS(페이스북)를 통해 많은 골프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A. SNS에서의 팬들과 소통은 재미있다. 

Q. 가끔 돌직구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A. 반응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도 할 말이 많은데 참고 있다(웃음).  

Q. KLPGA 투어는 많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 투어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우선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몸에 좋은 것도 많이 챙겨 먹고 있다(웃음). 예전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진 느낌이다.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면 자칫 부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몸 관리에 유독 신경을 쓰고 있다. 체력이 준비되지 않으면 대회 후반부터는 확실히 힘들어진다. 시합 중에 집중을 하다 보면 힘든 것을 잘 못 느끼지만 대회가 끝난 후에 긴장이 풀리면서 피곤함이 밀려온다. 그런 몸을 빨리 추스르고 다음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이처럼 체력이 준비되지 않으면 투어에서 버틸 수가 없다. 

Q. 스윙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 백스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체력적으로 지치면 백스윙이 많이 틀어진다. 백스윙이 틀어지다 보면 내려오는 다운스윙의 길도 달라진다. 스윙이 이상하더라도 백스윙이 한 번에 잘 연결되면 좋은 샷이 나오는데 체력이 떨어지면 몸이 딸려가는 스윙이 나온다. 그래서 항상 백스윙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하는 편이다. 

Q. 백스윙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가.  
A. 훅그립을 잡기 때문에 손목이 뒤집히지 않게 신경 쓰며 연습한다. 백스윙에 대한 길, 그 길에 집중을 하며 연습하고 있다. 

▲ [사진=홍진주는 선수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현재의 노력을 통해 만회할 힘과 에너지가 넘쳐 보였으며 골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Q. 현대 골프에서는 스윙과 레슨도 장비의 변화처럼 트렌드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 
A. 요즘 유행하고 있는 데이터 레슨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나는 데이터보다는 감으로 치는 골퍼이다. 정석보다는 감에 집중을 하는 편이다. 데이터 수치를 자꾸 생각하게 되면 나의 감을 잃어버린다. 물론 데이터의 수치를 참고한 비디오 분석에 익숙한 선수들도 많다. 반면에 나처럼 경직되는 선수도 있다. 선수마다 자기 몸에 맞는 스윙과 레슨 스타일이 있다. 나는 트렌드보다 현장의 감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Q. 현재 KLPGA 투어에서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는 누구인가.  
A.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조윤지이다. 윤지 같은 경우에는 경지에 올라섰다고 본다. 전인지는 올해 너무 잘했고 이정민은 원래 잘했다. 올해 루키들이 잘했으면 했는데 조금 아쉽다. 올해 신인상을 받은 박지영이 앞으로 잘할 것 같다.    

Q. 내년이면 프로 13년 차이다. 그동안 투어 선수를 하면서 가장 어려움 점이 있었다면.  
A. 한 해 한 해가 평탄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후원사가 없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Q.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완해야 되고, 또 어떠한 점들을 준비를 해야 하나. 
A. 숏게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것이다. 최근 시합에서 숏게임이 잘 안됐다. 특히 100Yard 이내가 너무 안 돼서 멘붕이 왔다. 이번 동계훈련에서 100Yard 이내 숏게임과 벙커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Q. 동계 전지훈련은 어디로 가나.   
베트남으로 갈 예정이다. 5주 정도 생각하고 있다. 
A. 
Q. 내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 
A. 우선 시드권 확보가 목표이다. 나는 매 대회에 예선 통과만 하자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 예선 통과를 하면 Top 10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Top 10 안에 들어가면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 [사진= 홍진주는 가정적이고 감성도 풍부하며 실력 외에도 의리와 열정이 넘칠 만큼 많은 것을 가진 매력적인 선수이다. 그는 우승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골프를 즐기며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출처=데니스 골프 홈페이지]

Q. 앞으로 계획은.  
A. 앞으로 선수 생활은 2~3년을 보고 있다. 더하면 좋겠지만, 시드 확보가 되는 한 선수 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을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나의 팬들은 은둔형이다. 어디에 계신 줄 모르겠다(웃음). 요즘 만나는 팬들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예전에 홍프로 팬이었는데…” 그럼 저가 “지금은 아니신가 봐요?”라고 여쭤본다(웃음). 팬 분들은 항상 과거형으로 말씀하신다. 내년 시즌에는 “팬 이예요!”라고 현재형으로 말씀하시는 팬들을 많이 만나 뵙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TV에도 자주 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은둔하고 계시던 팬들도 당당히 팬이라고 말씀해주실 거라 믿고 있다(웃음). 그리고 내년에는 투어에서 제일 고참이다. 후배들에게는 항상 모범이 되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홍진주에게 골프란.

A. 골프는 밥과 같다. 시간 되면 꼭 먹어야 하는 그런 것과 같다. 밥은 끼니에 제때 챙겨 먹어야 하고 골프는 밥을 먹는 것처럼 매일매일 연습 해야 한다.  

A. 홍진주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금방 친해질 정도로 참 유쾌하고 성격이 좋은 선수이다. 골프를 대하는 태도와 자긍심도 대단하고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하며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선수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현재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힘과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그리고 홍진주는 대단히 가정적이고 감성도 풍부하며 실력 외에도 의리와 열정이 넘칠 만큼 많은 것을 가진 매력적인 선수이다. 물론 우승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골프를 즐기는 선수가 되고 싶어한다. 그의 열정과 골프에 대한 사랑이 앞으로도 많은 골프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홍진주는 우승을 하게 된다면 아들과 함께 시상식에 서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램이 내년 시즌에 반드시 이루어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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