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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서 위를 바라보는 SK 박종훈

가장 낮은 곳에서 위를 바라보는 SK 박종훈

  • 기자명 이진주 기자
  • 입력 2015.09.01 05:57
  • 수정 2016.07.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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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TN스포츠 이진주 기자]

[STN스포츠=이진주 기자] 내용이 길고 장황한, 지리멸렬한 인터뷰는 이제 안녕. 세 가지 문답으로만 구성된 정갈하고 담백한 인터뷰가 왔습니다. 매주 한 번 야구팬들과 만납니다.

시즌이 후반을 넘어 종반으로 달려가고 있는 현재 5위 한화 이글스, 6위 KIA 타이거즈와 함께 가을야구 진출 티켓을 다투고 있는 7위 SK 와이번스. 14번째 주인공은 SK 선발진의 ‘활력소’ 우완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4)입니다.

지난해까지 1군 등판 경기수가 15경기에 불과했던 박종훈. 하지만 그는 이미 지난 2010년 SK에 입단할 때부터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마치 공이 아닌 땅을 긁는 듯한, 매우 독특한 투구폼 덕분이었습니다.

박종훈은 현재 KBO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릴리스 포인트가 가장 낮은 정통 언더핸드 투수입니다. 과거 일본 야구를 평정했던 와타나베 슌스케처럼 지면과 불과 1~2cm 남짓 떨어진 높이에서 공을 던집니다.

그의 볼은 빠르지 않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변화가 심합니다. 원하는 대로 제구만 되면 공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박종훈은 입단 후 꾸준히 제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알게 모르게 폼에도 여러 차례 변화를 줬지만 좀처럼 영점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력은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올 시즌 박종훈은 전보다 한결 안정된 제구력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6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4.90를 기록 중입니다. 승보다 패가 많지만 이제 풀타임 1년차,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특이한 투구폼에 관한 이야기부터 좌타자 상대 비결, 최근 만난 대선배 박정현과의 만남에서 얻은 깨달음까지. 가장 낮은 곳에서 위를 바라보는 '매력만점' 언더핸드 박종훈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사진=SK 와이번스]

굉장히 남다른 투구폼이다. 어떻게 갖게 됐나?

- 계기는 말하자면 조금 웃기다. 지금은 비교적 키가 큰 편이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나는 키가 작았다. 작고 마른데다 유연해서 사이드암으로 던지게 됐다. 하지만 당시 전문 지도자로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만한 기회가 없었다. 폼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운동을 계속 하면서 무거운 짐도 자주 들다 보니 공을 던지는 게 힘에 부쳤다. 점점 더 팔각도가 내려갔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지금처럼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졌다.

언더핸드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게 통념이다. 하지만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39)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 신경을 더 많이 쓴다. 언더 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말이 많으니까. 우타자를 상대할 때의 집중력이 1이라고 하면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1.5정도로 더 집중한다. 아마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안타뿐 아니라 볼넷도 더 많이 내줬을 것이다.(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안타와 볼넷 허용 모두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더 많았다.)

또 이전보다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나아진 것도 도움이 된다. 제구력 향상은 김상진 코치님 덕분이다. 꾸준히 지켜보면서 계속 세심하게 지도해 주신다. 굉장히 감사하다. 경기 운영은 상무에서 2년 동안 많은 공을 던지면서 몸으로 느꼈다. 또 전력분석팀으로부터 많은 도움도 받았다.

▲ [사진=SK 와이번스]

얼마 전 대선배 박정현을 만났다고 들었다.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된 시간이었는지 궁금하다. (지난 8월 15일 박종훈은 박정현과 홈경기에서 함께 마운드에 올라 시구했다. 구단이 마련한 특별한 자리였다.)

- 깨달음의 시간이었다. 배웠다기보다는 많이 깨달았다. 원래 알던 것들도 나와 투구폼이 비슷하고 구사하는 구종(직구,커브,싱커)도 같은 박정현 선배에게서 한 번 더 이야기를 들으니 더 와 닿았다.

나는 지금껏 변화구가 떨어지는 각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박정현 선배는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싱커를 어떤 마인드로 던져야 하는 지도 조언해주셨다. 똑같이 공을 던지는 데 떨어지면 싱커, 안 떨어지면 직구인거라고, 타자가 쳐서 땅볼 되면 그게 최고라고 말씀하셨다. 공을 어떻게 던지느냐보다는 그 공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aslan@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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