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이진주 기자] “100타석까지는 지켜보겠다”
지켜보겠다는 100타석이 지나고, 2군에도 다녀왔다. 그러나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감을 못 잡고 있다. KIA 타이거즈 나지완의 이야기다.
지난 4월, KIA 김기태 감독은 거듭되는 비판에도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진 ‘붙박이’ 4번타자 나지완을 계속 감쌌다. 그러면서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100번째 타석까지도, 아니 그 이후에도 나지완은 방황을 끝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 6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2군에서 딱 10일간 머무른 나지완은 16일 1군에 다시 등록됐다. 등록 당일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며 복귀전을 치렀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린 것이 이날 그의 유일한 소득, 이후 두 타석에서 나지완은 연속 삼진을 당하며 팀 패배를 지켜봤다.
다음날에도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타순을 내려 7번 지명타자로 출장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대신 삼진만 또 2개를 당했다. 팀이 9회 나온 새 4번타자 브렛 필의 결승 1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거뒀지만 아쉬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복귀 후 3번째 경기인 19일 롯데전에서 나지완은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안타를 쳐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고, 7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또 다시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팀은 결국 3-6으로 졌다.
복귀 후 첫 안타를 쳐냈지만 나지완의 타격감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3경기에서 안타 하나를 쳐내는 동안 삼진만 5개를 당했다. 누가 봐도 마이너스(-)다. 게다가 나지완은 지명타자다.
수비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에게 팀이 기대하는 것은 오로지 타격이다. 타율이나 득점권 타율, 아니면 장타율이라도 높아야 한다. 하지만 나지완은 이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심각하게 저조하다. 타율(0.168)과 득점권 타율(0.111)은 1할대, 장타율(0.206)은 2할대다. 실망스럽다 못해 절망적인 수준이다.
김기태 감독은 19일 경기 전 롯데 문규현의 연습 타구에 맞은 나지완의 몸 상태를 트레이닝 파트에 세심하게 체크했다. 모두가 실망하고 있지만 김 감독만큼은 아직까지도 나지완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버리지 않은 듯 보였다.
그러나 이미 시즌이 1/4이상 흘렀고, 현재 KIA는 5할 언저리만 계속 맴돌고 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조금씩 치고 올라가야 할 시점. 팀 평균자책점(4.61)은 10개 팀 중 5위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그보다는 팀 타율 8위(0.253)에 머물러 있는 타선이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지명타자’ 나지완에게 더 기회를 주면서 감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다른 대체재를 찾는 게 더 나을까. 선수기용은 감독의 권한, 선택은 김기태 감독이 한다. 다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