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이진주 기자] KBO리그에서 주자 만루시 가장 무서운 폭발력을 뿜어내는 두 타자가 만난다. 과연 진짜 ‘만루의 사나이’는 누구일까.
19일부터 3일간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공동 7위인 양 팀은 이번 3연전을 통해 서로를 발판삼아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범호(33,KIA 타이거즈)와 강민호(29,롯데 자이언츠)가 있다.
KIA 주장 이범호는 올 시즌 정상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4일 수원 kt전에 이어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리면서 KBO리그 역대 개인 통산 최다 만루홈런 기록 보유자인 심정수(은퇴,12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 이범호가 만루홈런을 하나만 더 쳐도 KBO리그의 역사가 바뀐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이범호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만루에서 타율 0.343(32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11안타 중 절반에 가까운 5개가 홈런이었고, 2루타도 2개나 있었다. 덕분에 타점도 47타점이나 올렸다.
특히 지난 시즌이 가장 놀라웠다. 지난 시즌 이범호는 투수들이 만루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타자였다. 6타수 4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중 3개가 담장을 넘어갔다.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4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인데 2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만루에서 이범호의 방망이에 걸리면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강민호 역시 이범호 못지않다. 아니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강민호는 올 시즌 이범호보다도 만루에서 더 강한 타자다. 세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쳐냈기 때문이다. ‘백발백중’이다.
강민호는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만루에서 29타수 5안타(타율 0.172)에 그쳤다. 반면 삼진은 무려 12개나 당했다. 그동안 시즌 타율이 점점 떨어졌다는 점(0.273-0.235-0.229)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만루에서 피하고 싶은 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이미 만루홈런을 3개나 쳐낸 강민호는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형 포수다. 포수 중 타율(0.339)이 가장 높고, 홈런(12개)과 타점(33타점), 득점(26득점)까지도 가장 많다. 방황은 끝났다. 이제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 만루홈런 타이기록(현 4개/1999년 현대 박재홍&2009년 KIA 김상현)과 포수 최초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달성을 향해 간다.
양 팀 투수들에게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만루 위기 자체를 맞지 않는 것이지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게 야구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언제나 피하고 싶은 타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과연 이범호와 강민호 중 만루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진짜 ‘만루의 사나이’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