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 수원=이진주 기자]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수원 kt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당일 오후 3시까지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우천 취소됐다. 전날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두 팀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고마운 경기 취소였다.
이긴 두산이나 진 kt나 전력 소모가 극심한 경기였다. 특히 불펜진의 소모가 엄청났다. 양 팀 합쳐 무려 13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선발 등판한 좌완투수 이현호가 2와 2/3이닝 만에 강판당하면서 오현택-이재우-김강률-윤명준-함덕주가 9와 1/3이닝을 책임졌다. 필승조가 총동원됐다.
그 중 이재우와 윤명준은 3이닝을 책임졌고, 김강률도 2이닝을 소화했다. 때문에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펼쳐진다면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필승조 없이 경기를 꾸려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접전 끝에 석패한 kt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심각했다. kt 역시 두산과 마찬가지로 선발 앤디 시스코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2와 1/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이성민-이창재-최원재-장시환-김기표-심재민이 이어 던졌다.
불펜의 핵심인 이성민과 장시환이 모두 많은 공을 던졌다. 이성민이 3과 2/3이닝 동안 투구수 47개를 기록했고, 장시환은 2와 1/3이닝 동안 60개나 던졌다. 다음날 등판은 당연히 무리였다.
설상가상으로 kt 조범현 감독이 예고한 16일 선발은 고졸 신인 엄상백,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리라는 기대는 언감생심이었다. 5회 이상만 버텨줘도 감지덕지 일 터였다.
때문에 이날 우천 취소는 두산에게나 kt에게나 모두 반가웠다. 이제 두산은 홈인 잠실구장으로 돌아가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그리고 kt는 대구로 이동해 삼성과 격돌한다. 과연 하루 쉰 두 팀은 롯데와 삼성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