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 잠실=이진주 기자]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2경기 연속 결장했던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이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등장해 극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덕분에 팀은 4연패에서 탈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개막 이후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던 민병헌은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정진호가 대체자로 나섰지만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때문에 공백은 크게 느껴졌고, 두산은 연패를 끊지 못하고 4연패에 빠졌다.
민병헌 본인은 경기에 나서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8일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 감독은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강하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 그럴만한 상태가 아니다. 오늘도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리고 3경기 연속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민병헌은 팀이 6-3으로 앞선 6회, 2사 2,3루 상황에서 깜짝 등장했다.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김 감독은 승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그를 대타로 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초구는 볼이었다. 하지만 2구는 높게 형성된 스트라이크, 실투였다. 민병헌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거침없이 잡아당겼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3점 홈런(비거리 105m)이 됐다.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이는 자신의 프로 데뷔 이후 첫 대타 홈런이기도 했다.
덕분에 9-3으로 크게 달아난 두산은 이후 넥센의 추격을 잘 막아낸 끝에 9-4로 승리하며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난세 영웅’ 민병헌의 존재감이 빛난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