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승리요정’ 류제국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극적으로 돌아왔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11.74로 좋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제 역할을 200% 해냈다.
류제국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2번째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다. 6⅓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2경기 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는 5위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에이스의 위엄’을 되찾았다. LG는 이날 류제국의 호투 덕에 5위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며 한층 여유 있게 4위를 지키게 됐다.
사실 올 시즌 류제국에게 ‘승리 요정’이란 별명은 어울리지 않았다. 지난 해 승률왕에 등극하며 등판할 때마다 팀에게 승리를 안겨 생긴 별명이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6승 6패, 평균자책점도 5.52로 높았다.
22경기에 나와 117⅓이닝을 던져 경기당 평균 6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도 4번 있었고 딱 5이닝만 채운 적도 8번이나 있었다. 심지어 최근 4경기에서는 15⅓이닝 동안 무려 20점을 내주는 등 평균자책점이 11.74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팀 타율 3위 두산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컷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농락했다.
1회 말에만 잠시 흔들렸을 뿐 2회부터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었다. 3회 말 1사 후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6회까지 11타자를 연속해서 범타 처리했다. 특히 5회 말부터 6회 1사까지 4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구종도 전부 달랐다. 오재원은 커터, 김재호는 높은 패스트볼, 박건우는 체인지업, 정수빈은 커브로 잡았다.
6회까지 투구수가 90개였던 류제국은 7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칸투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면서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끊겼지만 다음 타자 홍성흔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날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후부터는 정찬헌과 신재웅, 이동현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사진. 뉴시스]
잠실=한동훈 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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