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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감독의 ‘심판폭행’, 삐뚤어진 승부욕이 부른 비극

정재근 감독의 ‘심판폭행’, 삐뚤어진 승부욕이 부른 비극

  • 기자명 윤초화
  • 입력 2014.07.11 16:51
  • 수정 2014.10.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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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 너무 집착을 하다 보니 흥분을 했다”

국제대회에서 심판을 폭행해 결국 사퇴까지 이른 연세대 정재근(45) 감독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정재근 감독은 11일 연세대학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의사를 밝혔다. 연세대 체육위원회 여인성 위원장과 기자회견장을 찾은 정재근 감독은 무거운 표정이었다. 힘들게 입을 연 정 감독은 “고려대와의 결승 경기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 절대 보여드려선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저 자신도 많은 실망을 했다.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어떠한 질책도 받겠다. 황인태 심판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사과의 말과 함께 연세대 감독직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고려대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중반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코트에 난입했다. 흥분한 모습으로 코트에 들어선 정재근 감독은 황인태 심판의 안면을 머리로 들이받아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진상원 코치가 말렸지만 한동안 정 감독의 강한 항의가 계속됐고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정재근 감독은 퇴장 명령을 받았고 연세대는 테크니컬 파울로 고려대에게 자유투를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정 감독의 심판 폭행 장면은 이날 공중파 중계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오랜만에 대학농구를 지켜본 팬들은 도를 넘어선 감독의 항의에 강하게 비난했다. 또 대한농구협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아시아-퍼시픽 챌린지 초대대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자 비난은 그칠 줄 몰랐다.

정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승부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다. 제 자신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이기고자하는 열망이 강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영원한 라이벌로 만나는 경기마다 숱한 화제를 뿌린다. 그리고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양 팀의 자존심 싸움은 선수들은 물론 감독들까지도 이어진다.

그러나 최근 대학농구리그에서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려대를 연세대는 좀처럼 꺾지 못 했다. 연세대 정재근 감독은 다잡은 고려대를 놓치자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등 그 분을 주체하지 못 하는 모습이었다.

정재근 감독의 삐뚤어진 승부욕은 한국의 스포츠 문화가 부른 참사라고 말할 수 있다.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이 한국 스포츠 전반에 깔려 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 브리검영대 켄 와그너 감독은 지고 있는 순간에도 선수들을 독려하고 격려했다. 반면 한국 대학의 벤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지거나 역전을 내준다면 한국의 벤치에서는 침묵이 흐르고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물론 선수들을 격려하는 감독들도 있지만 많은 감독들은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한다.

그러나 대학농구는 아직 아마추어다. 승부에 집착해야 할 프로무대가 아니다. 배우고 익히고 성장해야 할 무대가 대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에서도 승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은 강하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패배를 통해 성장한다는 생각은 한국 스포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승리에 대한 삐뚤어진 집착이 지금의 사태를 키웠다.

[사진. 뉴시스]

신촌 = 윤초화 기자 / yoon23@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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