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작은 거인’ 천민기(18·세종시장애인체육회)가 승리의 V자를 그렸다.
천민기는 15일 경기 평택시 안중체육관에서 열린 ‘2022 평택 세계장애인역도 아시아·오세아니아 오픈선수권대회’ 파워리프팅 남자 -49kg급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바뀐 규정으로 1, 2, 3차 시도 후 토털 부문과 베스트 부문에서 각각 금·은·동메달을 수여한다. 또 연령별 그룹(루키·넥스트 젠·엘리트·레전드)별로도 메달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넥스트 젠(만18~20세) 연령대인 천민기는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1차 시기에서 70kg을 가뿐히 들어 올린 천민기는 2차에서도 80kg을 성공했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는 90kg마저 들어 올리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3차 시기 성공 후 천민기는 누운 채로 활짝 웃으며 양손으로 V자를 그려 보였다. 관중들은 더욱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천민기는 “이번 대회는 운이 많이 따랐다. 1, 2, 3차를 모두 성공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고 이것이 목표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무게를 더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첫 국제대회를 치른 것에 대해 “외국 선수들이 많아 마치 다른 나라에 있는 것 같았다. 느낌이 많이 다르긴 했다. 이 안중체육관도 2번이나 왔었는데 다른 곳에 온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웃으면서 경기했지만 국제 대회인만큼 사실 긴장도 많이 했다. 그래도 재밌게 즐긴 것 같다. 노래도 빵빵하게 틀어주고 연기 효과도 있어 재밌었다”라고 여유로움을 보였다.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그는 역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렸다. 천민기는 “세종누리학교라는 특수학교에서 역도를 처음 접했다. 사실 처음에는 되게 싫었다. 이 무거운 걸 왜 들어야 하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하다 보니 재밌었다. 특히 메달을 목에 걸어보면 역도를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는 역도의 매력을 ‘성취감’으로 꼽았다. 천민기는 “자기 기록을 깼을 때 연습 때나 대회 가릴 것 없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훈련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정체기가 올 때가 있다. 다음 기록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반복되는 거다”라며 “신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도 괴롭다. 하지만 이걸 깨부쉈을 때 성취감은 말로 이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평생 목표는 ‘세계 1등’이다. 지금은 바로 ‘전국 제패’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한편 이번 대회는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총 23개 종목(남녀 각 10종목, 혼성단체전 3종목)에 23개국 약 240명이 출전한다. 대회 메달뿐 아니라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와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 자격(IPC 공인)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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