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콜린 벨(60) 감독이 벨(경종)을 울렸다.
KFA는 2002년 월드컵 20주년 기념 '2022 KFA 풋볼페스티벌 서울' 행사의 하나로 상암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지도자 컨퍼런스를 준비했다. 이 안에 콜린 벨 감독의 강연 역시 포함됐다. 벨 감독은 대표팀의 DNA를 전했다. 또 이전 대회를 분석하고, 지도자들에게 강연을 하고, 여자축구에 대한 제언을 던졌다.
사실 벨 감독은 선수든, 언론이든, 팬들이든 ‘청자’를 편하게 해주려는 타입이다. 이날 역시 "안뇽하세요~ 저는 콜린 벨임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콜린 벨입니다). 한국에서 여자 축구 팀을 감독하고 있어요. 우뤼 여자축구는 잘 나아가고 있서요(우리 여자축구는 잘 나아가고 있어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어 좋아요"라며 정성 들여 준비한 한국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덕분에 수강생들이 무거움에서 벗어나 그와 여자축구대표팀의 철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벨 감독이 전하는 자료를 보면서는 온전히 웃을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벨 감독은 맷 로스 코치와 함께 피지컬, 그리고 여자축구 시스템을 통해 제언을 던졌다. 총 뛴거리, 고강도 러닝, 스프린트, 고강도 압박 및 플레이 유지 능력을 토대로 먼저 피지컬을 네덜란드, 프랑스, 덴마크, 일본 등과 비교했다. 구체적인 수치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시스템은 더욱 열악했다. 다른 팀의 호화로운 훈련 환경과 횟수는 따라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등록 인원 부분은 극악의 차이였다. 한국은 등록된 여자축구 선수가 1459명에 불과했다. 이 인원으로 818000명의 일본, 428900명의 호주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여자 아시안컵에서 우리는 결승전에서 중국 상대로 2-0 리드를 잡았다가 내리 3골을 내주며 준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당시 무기력하게 무너진 우리 대표팀에 많은 비판, 그리고 비난도 쏟아졌다. 하지만 통계를 통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분투하고 있다는 인지할 수 있었다.
벨 감독과 로스 코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으며 "이 간격을 좁히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고 전했다. 또 두 사람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자축구의 미래를 위해 벨 감독이 던진 화두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여자축구는 벨 감독이든, 선수들이든, 스태프들이든 일당백으로 고군부투하며 버티고 있다. 어떤 요소라도 무너지면 대규모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벨 감독이 울린 벨(경종)을 생각하며 현재의 모습을 그 이상을 계속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강구해야 한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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