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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베르고미→한다노비치, 위대한 주장이 위대한 주장에게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베르고미→한다노비치, 위대한 주장이 위대한 주장에게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5.03 23:59
  • 수정 2021.07.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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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으로 팀의 리그 우승을 만든 인터 밀란 골키퍼 사미르 한다노비치. 사진|뉴시스/AP
주장으로 팀의 리그 우승을 만든 인터 밀란 골키퍼 사미르 한다노비치.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 유적지.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72번째 이야기: 위대한 주장 베르고미가 위대한 주장 한다노비치에게

인터 밀란의 위대한 주장이 또 다른 위대한 주장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아탈란타 BC는 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주 사수올로에 위치한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34라운드 사수올로 칼초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아탈란타의 무승부로 1위 인테르와 2위 아탈란타 간의 승점 차는 13점이 됐다. 잔여 4경기씩이 남은 상황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역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때문에 인테르의 우승이 확정됐다. 

인테르는 지난 2009/10시즌 주제 무리뉴(58) 감독 체제에서 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레블(3관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리그에서 암흑기를 보냈다. 인테르는 AC 밀란의 리그 우승, 그리고 유벤투스의 리그 9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인테르는 리그 우승 청부사 안토니오 콘테(51) 감독 하에서 전력을 다듬었다. 전반기 AC 밀란과의 경쟁을 이겨낸 그들은 후반기 분위기를 타며 질주했고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11년 만의 우승이 됐다. 

이 과정에서 기여한 선수들이 많지만 주장 사미르 한다노비치(36)가 찬사를 받을만했다. 한다노비치는 물론 최근 실수들도 있었지만 인테르의 암흑기 내내 팀을 지탱해왔고 올 시즌에는 우승을 만들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한다노비치의 공헌은 엄청났다. 지난 2019년부터는 내부 소식 유출, 이적 파동 등으로 주장을 박탈당한 마우로 이카르디(28)의 뒤를 이어 주장이 됐다. 한다노비치는 위기의 팀을 수습하는 동시에 라커룸의 리더로 팀을 반석 위에 올려놨다.

한다노비치는 인테르의 암흑기와 함께했기에 이번 우승 전까지 트로피가 전무했던 선수. 수년간 안팎으로 헌신한 팀에서 주장으로 우승 커리어도 가져가는 행복을 맞게 됐다.  

한다노비치는 주장의 여러 스타일 중 ‘소리 없이 강한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다. 故 지아친토 파케티를 필두로 쥐세페 베르고미(57), 하비에르 사네티(47) 등 같은 유형의 인테르 주장들 계보를 잇는 선수. 

인테르의 레전드 중 한 명이자, 한다노비치처럼 소리없이 강한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줬던 전 주장 베르고미가 지난 2일 이탈리아 언론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를 통해 인테르의 우승 직전 한다노비치를 극찬하는 글을 전했다. 후배에게 찬사를 보낸 것. 이는 같은 날 인테르의 리그 우승 확정이 확정되면서 의미를 더하게 됐다. 

베르고미는 “한다노비치를 위대한 주장으로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기꺼이 짊어지는 한편 라커룸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선수입니다. 그는 파케티, 사네티처럼 조용하지만 묵직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로 조용한 리더십,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비판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그 비판에서 회복하는 방식, 실수로부터 성장을 이뤄내는 강인함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인테르의 위대한 주장입니다”라며 찬사를 덧붙였다. 

좌측부터 우측으로 쥐세페 베르고미, 故 디에고 마라도나, 故 파울로 로시, 호베르투 파우캉,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사진|뉴시스/AP
좌측부터 우측으로 쥐세페 베르고미, 故 디에고 마라도나, 故 파울로 로시, 호베르투 파우캉,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사진|뉴시스/AP

◇인테르 주장 계보와 쥐세페 베르고미의 글 (전문)

-인테르 주장 계보 (1970년 산드로 마촐라부터)

산드로 마촐라(1970~1977)-지아친토 파케티(1977~1978)-그라치아노 비니(1978~1985), 쥐세페 바레시(1988~1992)-쥐세페 베르고미(1992~1999)-호나우두(1999~2001)-하비에르 사네티(2001~2014)-안드레아 라노키아(2014~2015)-마우로 이카르디(2015~2019)-사미르 한다노비치(2019~)

-베르고미가 한다노비치에게 전하는 글 (전문)

인테르에 왜 (저나 한다노비치를 포함) 조용한 리더십을 보이는 유형의 주장들이 나오게 됐는지 이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제 커리어에 있어 (제가 생각하는 위대한 주장이자 조용한 리더십의 주장인) 故 지아친토 파케티 등이 역임했던 주장직을 수행한 것은 큰 분기점 중 하나였습니다. 저에게 있어 파케티는 훌륭한 사람이자, 훌륭한 롤모델이었으니까요.

제가 유스팀을 졸업하고 1군으로 갔을 때 파케티는 선수 생활을 마친터라 그와 함께 뛴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연락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가 제게 주장 완장의 의미도 알려주었지요. 

저는 선수 생활 중 많은 주장들을 경험했고, 저 이후로도 하비에르 사네티(또 한 명의 위대한 주장이자, 조용한 리더십의 주장) 등 다른 인물들이 주장을 역임하는 것을 봤습니다. 제가 아는 사네티는 말이 많은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주장직 수행에 있어 말이 많은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말 없이도 사네티 같은 훌륭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말이 적냐, 많냐보다는 인테르의 셔츠를 입기 위해 라커룸에 들어온 어린 선수들, 외국 선수들을 포함한 동료들에게 소속감이 무엇인지, 인테르의 DNA가 무엇인지 이해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팀을 우승으로 견인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인테르의 주장들이 동료들에게 인테르의 환경과 DNA가 의미하는 바를 알리기 위해 진지하고, 모범을 보이고, 조용하면서 무게감 있는 리더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저는 한다노비치를 위대한 주장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한다노비치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 시점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의 끝없는 성장입니다. 한다노비치는 스스로의 힘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경기장 안의 좋은 경기력은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존재감을 보입니다. 그가 인터뷰를 하러 마이크를 잡은 적은 적지만 책임감을 기꺼이 지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냅니다. 라커룸 안에서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다노비치도 경기 안팎에서 실수를 합니다. 한다노비치는 위대한 골키퍼이지만,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이는 없고 일반적으로 이기고자 하는 열망에서 나오는 것이라 믿습니다. 시즌이 막판으로 향하면서 목표(우승)로 하던 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실수들(최근 한다노비치의 실수들)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모든 위대한 골키퍼들조차도 실수를 했습니다. 

저는 (실수 이야기보다) 한다노비치가 보여주는 조용한 리더십,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비판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그 비판에서 회복하는 방식, 실수로부터 성장을 이뤄내는 강인함 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다노비치는 위대한 인테르의 주장입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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