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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유럽레터] 유리치 감독, 엘라스 베로나가 찾은 '로미오'

[이형주의 유럽레터] 유리치 감독, 엘라스 베로나가 찾은 '로미오'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3.28 07:05
  • 수정 2021.04.0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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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유리치 엘라스 베로나 감독
이반 유리치 엘라스 베로나 감독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이형주의 유럽레터], 155번째 이야기: 유리치 감독, 엘라스 베로나가 찾은 '로미오'

엘라스 베로나가 로미오를 찾았다.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 앤 줄리엣'은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몬테키 가문과 카풀레티 가문 사이의 불화 속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다뤘다. 

이탈리아어로 로메오와 줄리에타, 영어식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두 남녀 주인공의 비극적 이야기는 전 세계서 통용되고 있다. 특히 레너드 위팅, 올리비에 핫세 주연의 1968년 영화화된 작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레어 데인즈의 1996년 영화화된 작품은 지금도 회자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13세기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한다. 베네토주의 중심 도시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베로나는, 극작품이지만 도시 내에 로미오의 집, 줄리엣의 집 등을 마련해두며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한다. 

그런 베로나에 '축구적 의미'에서 로미오가 나타났다면 믿을 수 있을까. 주인공은 축구팀이 찾던 로미오 그 자체인 이반 유리치(45) 감독이다. 

베로나에는 몬테키 가문과 카풀레티 가문처럼 2개의 축구팀이 있다. 하나는 엘라스 베로나고, 다른 하나는 키에보 베로나다. 

2021년 현재 세리에 A에 있는 팀은 엘라스 베로나지만, 젊은 축구 팬들에게는 키에보 베로나가 더 익숙한 팀일 수 있다. 키에보가 2001/02시즌 이래 올 시즌 포함 단 2시즌(2007/08, 2019/20)을 제외하고는 1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승강이 반복됐던 엘라스와는 달랐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엘라스 베로나가 소위 말해 더 근본이 있는 클럽이다. 특히 베로나는 1984/85시즌 오스발도 바뇰리 감독 체제에서 한스 페테르 브리겔, 프레벤 엘케어, 로베르토 트리첼라 등을 앞세워 쟁쟁한 경쟁팀들을 누리고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 베로나. 이를 연고로 하는 엘라스 베로나의 홈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 베로나. 이를 연고로 하는 엘라스 베로나의 홈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앞서 언급됐듯 이후 승강을 반복하며 그저그런 성적을 내던 베로나에 로미오가 돼주고 있는 이가 바로 유리치 감독이다. 

유리치 감독은 2019/20시즌을 앞두고 베로나에 부임했다. 베로나는 당시 갓 승격한 팀으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세리에 A 무대를 밟은 상태였다. 당연히 전력도 가장 약하다는 평가였고, 강등이 당연해 보였다. 

유리치 감독은 미구엘 벨로수, 다르코 라조비치 같은 베테랑을 염가에 영입했다. 코라이 귄터, 소피앙 암라바트 등 임대로 적절히 선수 수급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돋보였던 것은 전술이었다. 유리치 감독은 기존 선수단과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자신의 3-4-3 포메이션에 잘 벼려냈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삼각 대형을 만들면서 공을 주고 받았다. 측면 플레이를 살려 득점을 만들었다. 선수 교체를 통해 적절한 변화를 가져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승격팀의 첫 시즌 9위 성적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올 시즌 역시 우려 속에 맞이한 시즌이었다. 중원의 핵 소피앙 암라바트가 ACF 피오렌티나로 이적한 것을 비롯 전력 유출이 속출했다. 더불어 올 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우처럼, 베로나도 전술 파훼로 2년 차 징크스를 겪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쏟아졌다. 

하지만 유리치 감독 하 베로나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르코 실베스트리 골키퍼는 선방들을 쏟아내고 있다. 마테오 로바토, 파벨 다비도비츠, 코라이 귄터 등이 이루는 수비진은 단단하다. 

직전 라운드 아탈란타전 베로나의 선발 라인업. 유리치식 3-4-3이 눈에 띈다
직전 라운드 아탈란타전 베로나의 선발 라인업. 유리치식 3-4-3이 눈에 띈다

좌우 윙백을 구성하는 페데리코 디마르코, 다비데 파라오니, 다르코 라조비치 등은 수비 뿐 아니라 미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미구엘 벨로수는 더 원숙해졌고, 그 옆의 아드리앵 타메제는 암라바트의 공백을 없앴다. 마티아 자카니, 안토닌 바락이 이루는 윙어진은 올 시즌 세리에 A 최정상급이다. 공격에 고민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팀으로 메우고 있다. 

27일 현재 베로나의 순위는 9위다. 다른 클럽에 비해 재정적으로 열악하고 보강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리치 감독이 두 시즌 연속 Top10이라는 그야말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줄리엣의 사랑을 받았던 로미오처럼, 유리치 감독을 베로나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받는 로미오로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베로나는 현재 8위에 위치한 사수올로 칼초와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결과들에 따라 8위 또는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베로나의 축구 로미오' 유리치 감독이 만들 동화는 어디까지일까. 베로나의 질주가 기대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베로나/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STN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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