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오는 14일 페루와 중요한 혈전을 치른다. 우선 기록부터가 이번 페루전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다. 지난 달 43위에서 무려 13계단이나 하락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6위까지 하락했다. 대한민국이 50위 밖으로 밀려난 건 2010년 3월(53위) 이후 3년만이다.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페루와의 경기에서 승리로 더 이상의 순위 하락을 허용해선 안 된다.

홍명보 감독의 승리의 간절함은 선수 발탁에서부터 드러났다. 지난 동아시안 컵에서 저조한 골 결정력을 보이면서 아쉬움을 자아낸 김신욱과 서동현 카드를 과감히 버리고 기존의 김동섭과 이근호, 조동건 등을 선택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 선수들은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고 파괴시킬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런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엔트리에 선발된 공격수들은 소속팀에서 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가다듬었다. 지난 동아시안 컵 공격수 엔트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김동섭은 11일 부산 전까지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면서 골 감각을 과시했다. 골 결정력이 숙제로 남아있는 홍명보호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조동건도 11일 경남 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도 첫 승이 없는 만큼 새로운 변화를 통해 이번경기에서 페루를 첫 승의 제물로 삼으면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하지만 그 도전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페루는 이번 경기에 최정예 멤버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A매치 47경기 출전에 19골을 기록한 파올로 게레로를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고 있는 클라우디오 피사로, 샬케 04의 파르판 등의 간판 공격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페루는 기록에서도 대한민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22위를 기록하며 객관적인 전력에서 대한민국보다 한수 위로 평가된다. 역대전적에서도 1전 1승으로(1971년 친선경기 4대0 승)우위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페루는 올해 들어 4승1무1패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공격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홍명보호가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페루를 첫 승의 제물로 삼고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팬들의 관심과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 뉴시스]

반진혁 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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