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여의도)=박승환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의 적응을 도왔던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김광현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센트럴파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돌아보며 회포를 풀었다.
KBO리그에서는 13년을 뛰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주변에서 건넨 도움의 손길에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김광현은 올 시즌 8경기에 나서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했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우연치 않게 찾아온 선발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김광현 스스로의 실력으로 거둔 성과지만, 그는 공을 주변으로 돌렸다.
김광현은 가장 먼저 통역 최연세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나19로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케어를 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통역과 음식도 많이 해먹었다. 시즌이 지연되고 언제 개막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통역에게 많이 졸랐다. 통역이 시즌을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아는 것도 아니었는데, 미안했고 모든 것을 받아줘서 고마웠다"는 진심을 전했다.
다음 순서로는 아담 웨인라이트였다. 김광현은 코로나19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에 '베테랑' 웨인라이트와 함께 훈련을 했다. 이 둘의 소식은 현지 언론을 통해서도 몇 차례 전해진 바 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끈끈한 우정이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 넘어온 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폐쇄됐다. 운동을 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웨인라이트 집 앞 마당에서 50m 캐치볼을 하면서 사이가 끈끈해졌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둘은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몰래 80m 롱토스를 소화했던 일화도 언급했다.
통역과 웨인라이트에 이은 소중한 인연은 야디에르 몰리나다. 세인트루이스에서만 17년을 뛴 '안방마님'은 김광현과 호흡을 맞추며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내는데 힘을 보탰다. 김광현은 몰리나는 '은인'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몰리나는 내가 공을 잘 던질 수 있게 해준 은인"이라며 "투수를 가장 편안하게 해준다. 타자가 못 치는 공이 아닌, 투수가 잘 던지는 공을 던지게 하는 포수다. 이런 포수가 한국에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이어서 "투수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에 사인을 내는 것은 공부와 연구를 하지 않으면 모른다. 타자들의 약점은 전력분석만 해도 알지만, 투수가 자신 있어 하는 구종은 찾아볼 수 없다"며 "그것을 캐치해서 사인을 낸다는 것은 대단하다. 내년에도 같이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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