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K리그에서 신인왕을 놓고 다투던 두 선수가 2년 뒤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당시 신인왕은 이승기가 거머쥐었지만, 홍명보호의 첫 골의 주인공은 윤일록의 몫이었다.
28일 오후 8시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열린 ‘EAFF 동아시안 컵 2013’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아쉬운 경기결과와 달리 이 날 한국의 공격 움직임은 지난 두 경기보다 업그레이드 돼있었다.
한국은 지난 호주, 중국과의 경기에서 이미 수비에서 합격을 받았다.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진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2%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공격진의 체면을 살려준 선수는 윤일록이었다. 이 날 한국은 전반 24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2분 윤일록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내주며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윤일록의 골은 환상적이었다.
윤일록은 왼쪽에서 돌파 한 뒤 재치 있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일본의 수비수를 농락한 뒤, 감각적인 슈팅으로 상대의 골키퍼마저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시원한 한방이었다.
윤일록은 이번 동아시안컵 골키퍼 정성룡과 함께 3번의 경기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동아시안컵 시작부터 홍명보 감독의 지지를 받았던 FC서울 소속의 윤일록은 마지막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또 한 명의 공격 자원인 전북현대 소속의 이승기는 이 날 원톱으로 나선 김동섭보다 더 빛났던 선수였다. 이승기는 후반 고무열과 교체 아웃될 때까지 80분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코너킥에서는 키커로, 공격 때는 최전방 공격수로, 미드필드 진영에서는 중원을 휘저으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이승기는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골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고루 사용하며 좋은 움직임과 슈팅까지 기록했다.
K리그에서 경쟁하며 서로에게 자극제가 됐던 윤일록과 이승기는 동반 성장해 이 날 대표팀에서 함께 합격점을 받았다.
[사진. 뉴시스]
엄다인 기자 / dudu1348@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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