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레가네스)스페인=이형주 기자]
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2019/20시즌 라리가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에 빛나는 리그다웠다. 이에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현재 라리가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토토라 특집으로 매 토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②] 레가네스, 마(魔)가 낀 시즌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②] 빌라, 투자의 비효율+부상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①] 에스파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②] 레가네스, 마(魔)가 낀 시즌
-CD레가네스 (27전 5승 8무 14패)-19위
'마(魔)가 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마가 끼다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마란 장애물, 훼방놓는 것을 뜻하는 불교용어인 ‘마라(mara)’에서 유래된 말이다. 마라가 마음을 산란케 해 수도를 방어하는 귀신이나 사물을 가리킨 것에서 착안, 일이 안 되게 만드는 것들을 마라 칭한다. 그야말로 되는 일이 없었던 레가네스에 마가 꼈다는 표현은 꼭 맞았다.
지난 2018/19시즌 레가네스는 중위권인 13위에 안착하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기대 하에 맞이한 올 시즌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그 시작은 알렉산더 슈지마놉스키의 부상이었다. 슈지마놉스키는 2018/19시즌 팀의 주장을 역임한 측면 자원. 하지만 지난 시즌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 올 시즌만을 목표로 칼을 갈아왔다. 하지만 8월 AD 알코르콘과의 평가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2017/18시즌 전반기를 비롯해 에이스 역할을 하던 중요 자원의 이탈에 마우리시오 페예그리노 감독의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었다.
레가네스는 슈지마놉스키 뿐만 아니라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전력 구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초반 성적이 좋지 못했고 이는 조급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레가네스는 리그 개막 후 9경기에서 2무 7패라는 극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레가네스는 페예그리노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10라운드 레알 마요르카전에서 임시 감독 루이스 셈브라노스이 간신히 1-0 승리를 견인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부임해 초반 헤맸지만 점차 팀을 안정시켰다.
그런데 팀을 안정화시키는 중에 레가네스는 또 다른 시련을 맞게 된다. 레가네스는 1월 주포 유세프 엔 네시리를 세비야 FC에 내준다. 세비야가 바이아웃(설정 금액 이상 시 선수와 직접 협상 가능) 금액을 지른 까닭이다. 작은 클럽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상황이었고, 레가네스는 남은 전력으로 강등 탈출을 위해 싸우겠다고 마음 먹는다.
하지만 시즌 중 또 다른 주포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가 빠져가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라리가는 선수의 장기 부상 시 이적 시장 외에도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FC 바르셀로나가 루이스 수아레스가 반월판 부상으로 이탈하자 특별 조항과 바이아웃을 이용해 시즌이 한창인 2월 20일 브레이스웨이트를 데려갔다.
순식간에 공격진이 텅 빈 레가네스는 협회에 자신들도 영입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요청이 묵살된다. 레가네스, 바르사의 잘못도 아니지만, 협회의 조항으로 레가네스는 큰 피해를 입게 됐다. 눈 뜨고 공격수를 잃은 레가네스는 귀도 카리요 등의 선수를 기용, 잇몸으로 버티고 있다. 기존 전력이 좋지 않은데다, 이적 시장이 끝난 후에 선수를 뺏겼기에 강등권 탈출이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위권 상대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 아기레 감독 부임 후 레가네스는 4승 6무 7패를 기록했다. 결코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안이 있다면 하위권 팀 간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것. 16라운드 셀타 비고전에서 3-2 승리, 18라운드 RCD 에스파뇰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6점 짜리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도 고무적이고, 막판 승점 동률 시 승자승을 따지는 상황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 셈이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루벤 페레스
타 팀으로 빠져나가는 선수들 덕에 어수선했던 공격진과 실점을 남발하는 수비진 속에서 레가네스는 미드필더진에 큰 의존을 했다. 그 중에서도 루벤 페레스는 중심을 잡아줬던 선수. 그가 없었다면 레가네스의 추락은 걷잡을 수 없이 계속됐을 수 있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만 23세 이하)-오스카르 로드리게스
레가네스가 올 시즌 발견한 보석. 만 21세에 불과하지만 레가네스 공격 작업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윙포워드가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특유의 기술로 경기를 풀어준다.
◇시즌 최악의 경기-9R 헤타페 CF전(0대2 패)
2무 7패. 개막 후 9경기 무승 그 끝에 있던 경기였다. 더구나 레가네스는 헤타페와 남마드리드 더비 라이벌인 사이. 레가네스는 상대 홈으로 원정을 가 앙헬 로드리게스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완패했고 팬들은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시즌 최고의 경기-27R 비야레알 CF전(2대1 승)
2월 20일 특별 조항으로 브레이스웨이트가 이탈한 뒤 처음으로 거둔 승리. 측면 자원 오스카르 로드리게스가 분전했고, 브레이스웨이트의 자리를 메운 카리요가 온 몸을 던지며 활약했다. 레가네스는 2-1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시즌 Best11
CD 레가네스 (5-3-2): 이반 케야르, 호나탄 실바, 디미트리 시오바스, 케네스 오메루오, 우나이 부스틴사, 로베르토 로살레스, 루벤 페레스, 로케 메사, 오스카르 로드리게스, 유세프 엔 네시리, 마르틴 브라이스바이테 *감독: 하비에르 아기레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레가네스/부타르케·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라리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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