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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PICK]질링엄, '어땠을까, 내가 그 때 널 잡았더라면'

[특파원PICK]질링엄, '어땠을까, 내가 그 때 널 잡았더라면'

  • 기자명 이형주 특파원
  • 입력 2020.01.29 21:25
  • 수정 2020.01.30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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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링엄(좌측)과 맨시티(우측)의 엠블럼
질링엄(좌측)과 맨시티(우측)의 엠블럼

[STN스포츠(질링엄)영국=이형주 특파원]

하루하루,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어땠을까, 내가 그 때 널 잡았더라면”. 인기 가수 박정현 씨가 피처링한 유명 가수 싸이 씨의 노래 ‘어땠을까’의 가사 한 대목이다. 이는 가요계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닌 축구계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다.

1998/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 하 트레블을 이룩한 시즌이다. 맨유가 잘 나가던 그 시절,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는 3부리그에 머물러 있었다. 3부리그에서도 풀럼 FC, 왈솔 FC에 밀려 3위를 기록한 그들은 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결승까지 다다른 맨시티의 상태팀은 질링엄 FC. 양 팀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후반 42분까지 맨시티는 지옥 속에 있었다. 0-2로 밀리고 있던 맨시티는 이대로라면 3부리그 잔류가 유력했다. 케빈 할록의 골로 1-2를 만들었지만, 경기 종료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때 스트라이커 폴 디코프가 팀을 구해냈다. 디코프는 후반 49분 상대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맨시티는 승부차기 끝에 우승, 2부리그로 향하게 된다. 

질링엄의 홈. 프리스트필드 스타디움.
질링엄의 홈. 프리스트필드 스타디움.

맨시티는 기세를 몰아 1999/00시즌 2부리그 2위로 EPL 승격에 성공했다. 그 이후는 잘 알려진 대로다. 탁신 구단주 아래서 투자를 하는 클럽으로 변모한 맨시티는 2008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취임하며 빅클럽으로 도약하게 됐다. 2016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취임한 이후에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반면 질링엄은 어떨까. 추가 시간 단 1분 만 버텼다면 현재 EPL에서 뛰고 있는 클럽이 질링엄이 될 수도 있었다. 질링엄은 현재도 3부리그에 해당하는 리그 원에 머물고 있다. 질링엄이 승격해서 EPL 붙박이 클럽이 됐을 수도 있다. 모를 일이다. 양 클럽의 위상 차이가 디코프의 단 한 골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운명은 너무나 아이러니한 것이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이 운명이다. 때로는 너무도 싫은 사람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 운명이다. 운명은 사람을 구렁텅이로 빠트리기도 하며, 하늘 위로 올려놓기도 한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질링엄이 올라갔다면 현재의 맨시티는 존재할까. 물론 맨시티가 더 큰 성공을 이뤄냈을 수도 있지만 현재보다는 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그 때 널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역사의 아이러니다. 

폴 디코프
폴 디코프

◇1998/99시즌 잉글리시 리그 원(3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 (득점 시간, 득점자)

맨체스터 시티(후반 45분 케빈 할록, 후반 49분 폴 디코프) 2 vs 2 질링엄 FC(후반 36분 칼 아사바, 후반 42분 로버트 테일러)

*승부차기 3-1 맨시티 승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질링엄/프리스트필드 스타디움), 이형주 기자(영국 맨체스터/이티하드 스타디움)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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