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사라고사)스페인=이형주 특파원]
‘한국 축구의 희망’ 이강인(18)이 걸어온 길은 어땠을까.
이강인이 팬들의 기대 속에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유스 선수상, ‘21세 이하 발롱도르’ 코파 트로피 후보 지명 등 굵직한 기록들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오기까지 평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다. 이강인을 스페인 현지서 밀착 취재해 온 STN 스포츠의 이형주 기자가 그가 걸어온 길을 방문해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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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로드② - 역사의 시작, 이강인이 사라고사서 치른 CD 에브로전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 지방에 사라고사가 위치해있다. 통합 스페인 왕국을 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아라곤 왕국의 중심지였던 사라고사는 현재도 그 중요성이 크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세비야를 이은 스페인 인구 5위의 도시이며, 북동부에서 다른 곳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 사라고사에 CD 에브로라는 구단이 있다. 에브로는 같은 도시 레알 사라고사에 밀려 현지에서나 국내에서나 인지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수직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강인의 프로무대 데뷔전 상대 클럽이기 때문이다.
유년기에 스페인으로 건너온 뒤, 이강인은 전편에서 언급됐듯 기술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프리시즌 바이엘 04 레버쿠젠전서 득점하며 1군 무대에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에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54)은 이강인을 점진적으로 1군 멤버에 정착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이에 마르셀리노는 이강인을 에브로전 소집 명단에 넣었다.
2018년 10월 31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에 위치한 라 알모사라에서 열린 CD 에브로와 발렌시아 간의 2018/19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이강인은 교체도 아닌 선발로 전격 낙점됐다. 역사의 시작. 이 말이 너무 거창하다면, 첫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당시 발렌시아는 산티 미나(23)의 멀티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은 해당 경기 전반 41분 케빈 가메이로(32), 미나와의 삼각 패스로 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를 통해 이강인은 서서히 팀에 녹아들게 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강인의 역사가 시작된 에스타디오 라 알모사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 에브로는 현재 에스타디오 페드로 산초로 홈구장을 이전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강인이 프로 데뷔전을 치렀던 라 알모사라는 그 흔적만이 남겨진 상태다.
연재 ③편은 '바야돌리드와 경기, 소년 라리가에 발을 딛다'라는 제목으로 펼쳐진다.
사진(스페인 사라고사/엘 알모사라)=이형주 기자, 발렌시아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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