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잠실)=박승환 기자]
"8번, 형님이 쓰신다고 하면 드리겠다", "형이 8번 밖에 달지 않았다"
정근우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인터뷰에 참석해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전했다.
지난 15년간 통산 1675경기에 나서 1840안타 120홈런 타율 0.303을 기록 중인 정근우는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SK와 한화에 이은 세 번째 유니폼.
정근우는 김용의와 고려 대학교 3년 차 선후배 사이다. 평소 김용의는 정근우가 '롤 모델'이라고 밝힐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정근우는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김)용의는 1학년이었다. 경기할 때 스트레칭 때 만나서 '형님과 야구를 해보고싶다'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왔다.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했는데, LG로 오게 됐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박)용택이형도 '너랑 같이 야구를 해보네'라는 말을 해주셨다"며 "환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LG에서 배번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근우는 프로 통산 15년간 줄곧 '8번'만 달아왔다. 그러나 LG에서는 김용의가 현재 8번의 배번을 달고 있다. 이에 "며칠 전에 용의가 '형님이 쓰신다고 하면 드리겠다. 아니면 그대로 달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형이 8번 밖에 달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하니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알겠습니다'고 했다"며 웃었다.
8번에 대한 의미를 묻자 "프로에 온 뒤 다른 번호를 단 적이 없다. 오뚝이 근성으로 야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벤치클리어링을 펼쳤던 정찬헌에 대해 이야기하자 "오늘 웨이트장에서 만났다. '반갑다. 잘 지냈냐'고 하더라. 인사를 나눴다"며 "웃으면서 반겨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근우는 다 방면으로 LG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는 "야구장에서 한 발 더 뛰겠다. 주장 김현수가 워낙 솔선수범해서 잘 하기 때문에 저는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김현수를 돕겠다. 또한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선수들과 한마음이 되도록 하겠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포장해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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