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발렌시아)스페인=이형주 특파원]
한국 여자하키대표팀의 주장 안효주가 죽기살기로 뛰는 이유가 있다.
임계숙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베테로에서 열린 스페인 여자하키대표팀(세계랭킹 7위)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1차전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대표팀은 27일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노린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이번 최종 예선은 총 2차전으로 치러진다. 14개국이 2개국 씩 묶여 1,2차전을 통해 더 나은 성적을 거둔 국가 한 국가만이 올림픽에 갈 수 있다.
한국은 이번 최종 예선에서 최악의 대진을 받아 들었다. 한국은 세계 랭킹에서 알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전력을 보유한 스페인과 단 한 장의 티켓을 두고 맞붙게 됐다. 경기가 스페인의 홈인 발렌시아에서 열린다는 점도 악재다.
26일 열린 1차전에서 태극 낭자들은 저력을 보여줬다. 2쿼터 4분 페널티 코너 상황에서 장희선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2쿼터 8분 공이 발에 맞으며 상황이 정지돼야 했지만, 인플레이가 이어지며 실점했고 1-2로 역전패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 도착한 주장 안효주는 무거운 모습이었다. 그는 “초반에 분위기를 타서 잘 가고 있었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 분위기가 내려갔다. 이후 스페인이 홈팬들을 응원을 등에 업고 나서면서 분위기 싸움에서 조금 밀린 것 같다. 아쉽다”라고 전했다.
논란의 첫 실점 장면에 대해서는 “서클 머리에서 볼을 잡고 슈팅을 하는 과정이었다. 발을 맞아 우리는 파울이 선언돼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인플레이가 됐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이뤄질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고 실점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상대 스페인에 대해서는 “저희 선수단이 조추첨 때 스페인만 피하자라고 빌었다. 하지만 조추첨이 됐다. 이후 우리가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혀보자. 죽기살기로 해보자’라고 마음 먹었다”라고 얘기했다.
대표팀은 27일 열리는 경기에서 역전을 이뤄낸다면 9회 연속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KT를 비롯 실업팀이 5개에 불과한 적은 지원 속에서 이뤄낸 위업이지만, 이는 선수단에 부담이기도 하다.
안효주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하키는 비인기 종목이다. 관심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노출이 절실한데 (올림픽 좌절로) 그것마저 안 되면, 하키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스페인 발렌시아/에스타디오 베테로)=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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