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박재호 기자]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가 새 광고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조롱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유니클로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나오는 등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결국 유니클로는 광고 방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일 유니클로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며 “19일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고,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21일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광고는 후리스(폴라플리스 소재로 된 유니클로의 대표 제품)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대를 넘어 모두가 입을 수 있는 후리스의 특성을 표현했을 뿐 위안부 관련 모욕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니클로는 새 광고 ‘유니클로 후리스: LOVE & FLEECE’편을 방송했다. 98세의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대화를 나누는 약 15초 분량의 광고다. 광고에서 소녀는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너무 좋다.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라고 답한다.
논란이 된 부분은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는 할머니의 발언이다. 80년 전은 1939년으로 일제 강점기이자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한국인의 강제징용을 본격화하던 시기다. 또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를 연상시킬 수 있는 소지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면 해당 광고를 비판한 패러디 영상도 등장했다. 전남대 사학과 4학년인 윤동현 씨는 19일 유튜브를 통해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특정 대상을 조롱하는 의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윤씨와 위안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88)가 등장한다. 양금덕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라고 써진 팻말을 들고 있다. 영상 자막에는 ‘유니클로 후리스 25주년’ 대신 ‘해방 74주년’이 써져있다. 윤씨는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양금덕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외치며 일침을 가한다.
해당 영상은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어 등 총 세 가지 언어로 제작됐다. 세 영상들은 21일 오전 현재 약 18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유니클로 광고 영상·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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