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스페인, 발렌시아)=이형주 특파원]
이강인(18)이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발렌시아 CF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지방 발렌시아주의 발렌시아에 위치한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CD 레가네스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발렌시아는 리그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현재 발렌시아 현지는 구단주 피터 림(66)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들끊고 있다. 그가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54) 감독을 경질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후로 열린 발렌시아 팬들의 시위서 “피터 림 나가라! 피터 림 꺼져라!”라는 문구는 물론 그보다 더한 말과 욕설이 나왔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하지만 이는 이강인에게 있어서는 나쁘지만은 않은 요소로 작용했다. 림이 선택한 알베르트 셀라데스(43) 감독이 유망주를 중용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이강인을 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셀라데스 감독 부임 이후 3경기 모두 교체 출전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날 레가네스와의 경기에서도 이강인의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이강인은 교체 투입 2분 만에 동료 하우메 코스타(31)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이끌어내는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탈압박 및 패스에 재능을 보여주는 한편 코너킥 키커로도 활약했다.
경기 후 더 긍정적인 것은 셀라데스 감독이 그에 대한 신뢰를 다시 드러냈다는 것. 셀라데스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을 필두로 페란 토레스(19), 곤살로 게데스(22) 등을 언급하며 “그들이 최고의 모습을 경기장 내에서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이강인에 대해서는 "요구한 역할을 잘 해줬다. 개인적으로 이강인은 동료들과 협력하며 안쪽으로 파고드는 선수이자, 위험 지역에서 양질의 패스를 찔러주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역할을 기대했는데 잘 해줬다"고 특히 칭찬했다. 칭찬과는 별개로 이강인이라는 선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관건은 성적과 경기력이다. 이강인을 밀어주는 셀라데스 감독이라한들 성적과 경기력이 나오지 못하면 경질을 피할 수 없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호성적 후 경질된 현 상황이라면 더 그러하다. 이강인 역시 셀라데스 감독의 재임 여부와 상관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하는 상황. 두 사람은 한 배를 탔다.
이미 지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골든볼로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진 선수인지 보여준 이강인이다. 연령별 대표팀이 아닌 클럽팀에서도 셀라데스 감독의 도움 아래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을까. 중요한 시기가 다가왔다.
사진(스페인, 발렌시아)=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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